'한국과의 질긴 인연' 오콘조이웨알라, 9년 전엔 김용 前총재에 패배

2021. 2. 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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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출신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신임 사무총장은 지난해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결선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마침내 뜻을 이뤘다.

당초 WTO는 관례에 따라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은 그를 추대하려고 했지만, 한국 후보를 지지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의 반대로 선출 절차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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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명희 본부장과 최종 경쟁 벌여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우세했지만
'韓 지지' 트럼프 행정부 반대로 중단
고국서 재무장관, 외무장관 등 지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신임 사무총장이 15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에서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나이지리아 출신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신임 사무총장은 지난해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결선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마침내 뜻을 이뤘다.

당초 WTO는 관례에 따라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은 그를 추대하려고 했지만, 한국 후보를 지지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의 반대로 선출 절차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WTO는 사무총장을 164개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를 통해 추대한다.

분위기는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급변했다. WTO 탈퇴를 운운하던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바이든 행정부가 ‘WTO 개혁에 건설적 참여’ 입장으로 선회하며 WTO 사무총장 인선도 급물살을 탔다. 유명희 본부장이 지난 5일 후보직 사퇴 의사를 WTO에 전달했고, 다음날 미국 정부가 유일하게 남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 입장을 공식 발표하면서 인선 절차는 사실상 일단락됐다.

사상 최초 여성, 아프리카인 WTO 사무총장에 오른 그는 과거부터 ‘최초’라는 이력을 달고 다녔다.

197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MIT에서 지역경제개발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 재무장관, 외무장관 등을 역임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여성이 두 부처 장관을 지낸 건 그가 처음이다.

이어 세계은행에서 20년 넘게 개발경제학자로 근무했고, 지난 2012년에는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놓고 한국의 김용 전 총재와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9년 후 WTO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또 한 번 한국 후보와 결선을 벌였으니 한국과의 질긴 인연이라 할 만하다.

재무장관 재직 당시 모친을 납치한 인질범의 사퇴 요구를 거부한 일화는 유명하다. 결국 수일 만에 모친이 무사히 풀려나며 사건은 종결됐다.

그가 10대일 때 참혹한 내전을 겪어 배짱도 두둑하다. 그는 지난 2012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내전 경험을 언급하며 “나는 고난을 견뎌낼 수 있다. 나는 지금도 언제든지 추운 마룻바닥에서 잘 수 있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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