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文정부 '일자리 대책'..작년 고용상황, 외환위기 이후 '최악'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고용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기 위해 추경을 수 차례 단행했지만 효과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7년 고용난 해소를 위해 11조 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2018년에는 청년 일자리 대책을 이유로 3조8천317억 원의 추경을,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0조 원을 투입했음에도 작년 고용 상황이 1998년 외환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공 근로뿐 아니라 도우미·서포터스 등의 명목으로 채용한 청년 인력들이 단시간 일자리 증가를 불러왔고 장시간 일자리도 감소하면서 일자리 질도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연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2020년 주요 고용 지표를 과거 경제위기 당시와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한경연은 '2020년 고용상황 특징'으로 ▲주요 고용지표 역대 2번째 심각 ▲일자리 질 악화 ▲취업자 고령화 ▲고졸 일자리 악화 ▲비경제활동인구 급증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 지표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악화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경제활동인구는 2천801만2천 명으로 전년 대비 17만4천 명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폭은 1998년(35만4천 명↓)에 이어 두 번째다. 15세 이상 인구가 28만1천 명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로 비경제활동인구가 45만5천 명이나 증가한 영향이다.
2020년 취업자 수는 2천690만4천 명으로 21만8천 명 감소했다. 이 역시 1998년(127만6천 명↓)에 이어 두 번째로 악화된 수치다. 실업자 수도 110만8천 명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49만 명, 1999년 137만4천 명 다음으로 높다. 실업률은 4.0%로 2001년(4.0%)이후 19년만에 최고로 높았다.
일자리의 질도 악화됐다. 장시간 일자리는 감소하고 단시간 일자리는 증가했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천11만2천 명으로 120만3천 명(-5.6%) 감소해 1998년(165만 명↓)에 이어 두 번째 감소폭을 기록했다.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95만6천 명으로 55만4천 명(10.3%)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경우 규모가 큰 자영업자는 감소하고 나홀로 사장만 증가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7만2천 명으로 16만5천 명(-10.8%) 감소해 1998년(24만7천 명↓)에 이은 두 번째 감소폭을 보였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9만 명 증가했다.
2020년 연령별 취업자는 60세 이상만 증가(37만5천 명↑)했고, 나머지 연령은 청년(15~29세, 18만3천 명↓), 30대(16만5천 명↓), 40대(15만8천 명↓), 50대(8만8천 명↓)순으로 감소했다. 연령별 취업자는 2004년 이후 4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0년 50대 취업자(635만6천 명)가 사상 처음으로 40대 취업자(634만6천 명)를 앞질렀다. 2011년 가장 비중이 적었던 60세 이상 취업자(507만6천 명)는 청년 취업자(376만3천 명)를 큰 폭으로 추월하고 30대 취업자(536만4천 명)에 근접했다.
2020년 교육정도별 일자리를 비교하면 고졸 일자리 상황이 가장 악화됐다. 실업자 수는 대졸이상은 1천 명 감소, 중졸은 7천 명 증가한 반면, 고졸은 3만2천 명 증가해 전체 실업자 증가의 약 70%를 차지한다. 2020년 고용률은 60.1%로 0.8%p 감소했는데 대졸이상은 0.7%p 감소, 중졸은 0.4%p 감소한 반면 고졸은 1.9%p 감소해 전체 감소폭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2020년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677만3천 명으로 전년 대비 45만5천 명이 증가했다. 이는 2009년(49만4천 명↑) 이후 11년만에 최대폭이다. 이 중 '그냥 쉬었음' 인구는 28.2만 명 증가한 237만4천 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구직단념자 또한 60만5천 명(7만3천 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중에서도 특히 20대 증가폭이 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청년 고용문제가 한층 심각해졌다. 2020년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증감률(2.8%)에 비해 20대는 7.5%로 2.7배, 전체 '그냥 쉬었음' 증감률(13.5%)에 비해 20대는 25.0%로 1.9배 수준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는 확장실업자와 확장실업률의 증가로 이어졌다. 공식실업자에 잠재적인 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자를 의미하는 확장실업자는 2020년 406만9천 명으로 55만3천 명 증가했고, 확장실업률은 13.6%로 1.8%p 증가해 양자 모두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층(15~29세) 확장실업자와 청년층 확장실업률도 각각 121만2천 명과 25.2%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가 지속·확산되고 일부 수출업종을 제외한 기업들의 경영부진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일자리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됐다"며 "고용 개선을 위해서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규제완화, 경영환경 개선 등 민간경제 활력제고를 통해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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