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선도국' 이스라엘, 사망률 감소에 봉쇄 완화..미접종자 독려 ↑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스라엘 내각이 오는 21일(현지시간)부터 상점과 체육관, 호텔을 비롯한 일부 다중 이용시설의 재개장을 승인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시행해온 고강도 봉쇄 조치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들 시설은 팬데믹으로 지난해 대부분 기간 봉쇄됐다.
다만 길거리 상점과 쇼핑몰, 시장, 박물관, 도서관은 모든 이스라엘인에게 개방되나 체육관, 스포츠와 문화 행사, 호텔, 수영장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았거나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만 이용 또는 입장할 수 있다.
15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코로나19 봉쇄 완화 결정은 신속한 백신 접종 캠페인으로 이스라엘내 고위험군의 사망률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봉쇄 완화 시점은 오는 23일까지 추이를 지켜보기를 원했던 보건 당국자들과 이번주부터 봉쇄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연정 구성원 카홀라반(청백당)간 타협의 산물이라고 TOI는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예방 접종 기간 국가 정상화를 위한 결정적인 움직임이라고도 했다.
이스라엘 코로나19 대응 책임자인 나흐만 아쉬는 "누구든 제한 구역과 행사에 허가 없이 접근하면 가혹한 처벌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했거나 회복됐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앱과 바코드 증명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코로나19 감염률이 낮은 지역의 5~6학년, 11~12학년 학생에 한해 오는 21일부터 대면 수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주 후반 다시 모여 나머지 학생들의 학교 복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퓨림 축일(유대인이 매년 3월1일 행하는 연례 축제)을 맞아 유대교 회당 재개관도 승인했다. 유대교 회당은 오는 28일부터 재재관이 허용되고 참석 인원은 실내 10명, 실외 20명으로 제한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퓨림 축일 행사와 직계 가족 이외 식사 모임도 금지했다. 이스라엘 보건 관계자들은 퓨림 축일 모임이 또다른 유행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퓨림 축일 행사는 이스라엘의 첫번째 코로나19 유행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국가다. 이스라엘 인구 900만명 중 400만명 가량이 적어도 1회차 코로나19 백신을 맞았고 250만명이 2회차까지 접종을 완료했다. 이스라엘은 2회 접종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을 예방 접종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에서 백신 접종은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50세 이하 연령층에서는 백신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TOI는 전했다. 백신 접종 속도도 점차 둔화되고 있어 이스라엘 정부는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율리 에델슈타인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15일 코로나19 대책회의 전 예방 접종에 참여하지 않은 교사들을 맹비난했다. 그는 대중과 접촉이 잦은 직군 종사자에 대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거나 이틀에 한번씩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라고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 현지 방송사인 채널12와 인터뷰에서 봉쇄 완화 결정에 대해 "좋은 소식"이라며 "녹색 여권 제도는 예방 접종을 받는 이스라엘인인 영화를 보고,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고, 결과적으로 식당과 해외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50세 이상 이스라엘인 57만명에게 '자신 뿐만 아니라 모든 이스라엘의 건강을 위해 백신을 맞으라'고 호소한다"며 "여러분이 백신을 맞으면 봉쇄뿐만 아니라 코로나19도 끝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백신으로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코로나19에서 가장 먼저 벗어난 국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향후 수년간 수천만개의 백신을 추가로 공급 받기 위해 화이자, 모더나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모더나는 현지에 생산공장을, 화이자는 바이러스 연구소를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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