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75% "기후변화 심각"..하지만 "온실가스 감축 동참"은 36% 뿐
제로에너지 건축계획 비동의 47.5% > 동의 22.6%
온실가스 총량제 비동의 35.9% > 동의 23.6%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시내 건물주들은 제로에너지 건축, 온실가스 총량제 등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정책들에 대해 찬성 보다 반대가 많은 것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타나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 선언’을 발표한 뒤 지방자치단체들의 동참이 잇따르고, 서울시도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 ‘0’(넷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 건축 부문에선 ‘시큰둥’ 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16일 서울연구원이 전문 리서치에 의뢰해 서울시 소재 비주거용 건물 301곳의 소유주 또는 관리인을 대상으로 지난해 7~8월에 설문한 결과 서울시의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는 35.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동참하지 않겠다는 응답률도 27.6%에 달했다. 특히 500㎡ 이하 소규모 건물에선 동참하지 않겠다(39.0%)가 동참하겠다(28.9%)를 앞섰다.
건물 이해관계자들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선 동의하면서도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는 소극적인 이중성을 보였다.
소유주와 관리인 등 건물 이해관계자 74.8%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매우 동의 또는 대체로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6.0%에 불과했다. 연면적 500㎡를 초과하는 건물에선 81.7%, 500㎡ 이하 건물은 68.5%가 동의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의 경우 슈퍼태풍 등 기상재해로 인한 재산손실(39.2%)을 가장 크게 우려했다. 농작물 피해 등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27.9%) 등 재산이나 경제 관련 영향 우려가 전염병 확산 같은 건강영향(24.9%), 생태계 훼손(4.3%), 불평등 확대(3.3%)를 앞섰다.
기후변화 심각성 인식률은 높았지만, 온실가스 감축 등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서울시도 동참해야한다는 응답은 25.9%에 그쳤다. ‘판단할 수 없다’는 중립 의견이 58.5%로 가장 많았으며, 동참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15.6%에 달했다.
건물 이해관계자들은 탄소중립 관련 정책이 또 다른 규제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단열 성능을 극대화하고 신재생에너지로 건물 기능을 유지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제로에너지 건축에 대해 비동의율이 47.5%로 동의율(22.6%) 보다 배 이상 높았다. 500㎡ 이하 소규모 건물에서 동의율은 13.8%로 더 낮았다.
제로에너지 건축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온실가스 감축에 큰 역할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37.1%),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37.1%)가 가장 많았다. ‘이미 많은 환경 관련 규제를 받고 있어서’(14.7%), ‘기후 변화 심각성에 동의하지 않아서’(11.2%)가 뒤를 이었다.
온실가스 총량제에 대해서도 반대(35.9%)가 동의(23.6%)를 크게 앞섰다. 반대 이유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46.3%), ‘온실가스 감축에 큰 역할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46.3%), ‘이미 많은 환경 관련 규제를 받고 있어서’(13.0%), ‘기후 변화 심각성에 동의하지 않아서’(5.6%) 순으로 많았다.
건물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따른 긍정적 영향으로는 에너지 비용 절감(60.8%)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인센티브 획득(15.6%), 부동산 가치 상승(15.0%),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8.6%) 순이었다.
반면 예상되는 부정적 영향으로는 추가적 비용(44.5%)이 가장 컸고, 온실가스 관리 추가업무 부담(29.2%), 건물 실사용자와의 갈등(13.6%), 설비교체 등 공사 번거로움(12.6%)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다.
서울연구원은 “그동안 정부와 서울시가 추진해왔던 명령통제 방식의 정책수단이 이제는 어느 정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며, “이제는 시장이 반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제도를 마련하고 개별 주체들이 더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른바 경제적 수단(인센티브)을 통해 시민과 기업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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