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출마선언 뒤 당 지지율 올라" vs 우상호 "상황 좋지 않다"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우상호 예비후보는 15일 첫 TV토론회에서 부동산 공약을 두고 맞붙었다. 두 후보는 이날 밤 11시반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주로 주거 및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에 대해 “(박 후보 공약대로) 21개 도시면 (현재 행정구역상) 서울의 25개 구청과 충돌이나 마찰이 있을 수 있다”며 “직장의 30%가 강남, 20%가 종로 등에 있고 강북 사는 사람들이 강남으로 출퇴근한다. 21분(출퇴근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려면 직장을 옮기거나 집을 옮겨야 하는데 가능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서울시 대전환일지, 대혼란일지 걱정이 많다”고 했다. 박 후보 공약인 21분 콤팩트 도시는 21분 안에 내 삶의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도시를 뜻한다.
이에 박 후보는 “25개 구청은 행정 개념이고, 21개 도시는 생활권 개념”이라며 “굳이 강남을 가지 않아도 내가 사는 곳이 편하면 부동산 문제는 해결된다”고 답했다. 이어 박 후보는 21개 생활권에 일과 삶이 융합된 ‘그린다핵도시’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우 후보는 “아무리 들어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가능한지”라고 말했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수직정원도시’ 공약에 대해서도 “세금을 퍼부어 도로를 지하화하고 공원을 짓는 것이 서민 삶과 관련이 있나. 한가한 느낌이 든다”며 “한두 개 만들면 모르겠는데 21개 다핵도시에 다 만들면 랜드마크가 되기보다는 잘못하면 도시의 흉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수직정원도시에는 응급의료시설, 도서관, 돌봄센터 같은 공공시설과 1·2인 가구, 스마트팜이 들어갈 수 있고 환경 문제, 미세먼지까지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강남 재건축 찬성 입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우 후보는 “박 후보도 (야당처럼) 언론 인터뷰에서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허용한다고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집값 안정을 위해 노심초사하는데 민주당 후보가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허용한다고 발언하는 게 적절했는가 의문”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나는 그런 뜻으로 말하지 않았다”며 “(강남 재건축은 공급방안의) 하나의 예로 든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제일 먼저 재개발하고 싶은 것은 강북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30년 이상 된 낡은 임대주택”이라며 “이걸 평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로 분양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의 ‘강변북로 인공부지 공공주택’ 공약을 두고 반격에 나섰다. 박 후보는 “강변도로 70㎞를 덮어서 짓겠다면서 (우 후보가 미국의) 맨해튼을 (예시로) 보여줬는데 맨해튼과 서울은 다르다”며 “맨해튼은 고층 건물이 있어 문제가 안 되지만 서울은 강변 주변에 낮은 자가주택이 많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강변 조망권의 공공성이 중요하고 강변부터 낮게 짓고 (멀어지면서) 높아지는 것이 잘된 설계”라면서 “(우 후보 공약을) 상상하면 질식할 것 같은 서울이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우 후보는 “전체 70㎞에 짓겠다는 것이 아니라,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지역을 추려 보면 15∼20㎞가 나온다”며 “강변 조망권은 왜 부자들 것이어야만 하나”라고 반박했다.
이밖에 두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 판세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박 후보는 “나의 출마 선언 일주일 뒤부터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고 민주당 후보 지지율도 상당히 상승세를 보이는 추세”라며 “이런 지지율 회복세에도 성찰하고 겸손한 자세로 서울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우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상황이 좋지 않다. 범민주, 진보 진영의 대연대가 필요하다”며 “야권 단일후보가 만들어져 (여야간) 양자구도가 되면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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