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급15달러 공약' 좌절위기?..의회 통과 난망

차미례 2021. 2. 1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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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7.25달러에서 2배 인상 어려워
코로나19 사태에서 노동계 압박, 상원은 양분
[워싱턴=AP/뉴시스]오는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17일 워싱턴 연방 의사당 인근 보안 펜스에 출입금지 표시가 붙어 있다. 2021.01.18.

[워싱턴=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노조운동가 테렌스 와이즈(41)는 10년전 처음으로 시급 최저임금 15달러 쟁취를 선언했을 때 모든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당했던 일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의 대유행이 1년 넘게 계속되고있는 지금 그것은 이미 농담이 아니다.

코로나위기 속에서 이미 다수의 노동인력이 비대면 가상현실 속으로 이동한 요즈음에도 식료품점, 주유소 등 직접 대면 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수 많은 시급 노동자들에게 이 문제는 생명과 직결된 새로운 과제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부응해서 그의 공약인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최근 대규모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예산에 현행 7.25달러의 최저 임금(시급)을 15달러로 인상하는 안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 오랜 숙원사업은 거의 달성을 앞두고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바로 바이든 자신이다. 정치적 반대와 의회통과까지의 온갖 장애에 직면해서 통과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것을 인식한 대통령이 최저 임금 문제를 전처럼 전력을 다해서 추진하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있는것이다.

와이즈 같은 노조 활동가를 비롯한 노동계에서는, 이제 승리의 문턱에서 최후의 순간에 과거의 동지였던 바이든정권에 의해 이 기회가 박탈당할 위기를 느끼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캔자스시티의 맥도널드 매장 매니저로 일하면서 전국적인 노동단체 "파이트 포 15" (15달러 쟁취)를 이끌고 있는 와이즈는 "이제 15달러 시급은 거의 문턱에 이르렀다.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정치인들이) 이에 대한 압박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저임금 문제는 바이든의 집권 초기 가장 긴장과 대결이 집중될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가지 진보적인 정책 제안으로 코로나 19 위기를 헤쳐나가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면서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지만, 난관은 이제부터이다.

36년 동안이나 상원의원으로 일한 베테랑 의원 출신의 바이든은 의회의 정치적 역학관계에 특히 적응을 잘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일부 생각이나 접근 방식을 과감하게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 내 생각에는 이 문제는 (의회에서) 살아남을 것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말에는 일종의 정치적 현실주의가 담겨있다.

새로 출범한 상원이 민주 공화 양당으로 정확히 의석이 양분되어 있기 때문에 최저 시급 인상안은 독자적으로는 60표를 얻어 의제로 상정되기조차 어렵다. 민주당은 최저 임금을 복잡한 코로나19 긴급재정지원 예산안에 포함시켜서 단번의 다수결 투표로 통과시키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런데 그것도 쉽지가 않다. 일부 온건파 민주당의원들이 최저 시급 인상에 반대하거나, 코로나19 재난지원 예산에 포함시켜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원의 의회에서 최저임금 문제는 코로나 구제금 예산에 포함시켜선 안된다는 규정이라도 통과시킨다면 일은 더 복잡하게 꼬여버린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가장 열성적인 상원의원 지지자들도 바이든에게 최저 시급문제를 추진하라는 말을 공개적으로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같은 진보적 대선 경선 경쟁자들도 트위터에다 "민주당은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정도로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윌리엄 바버 2세 목사 같은 빈민운동가들은 바이든대통령이 반드시 최저임금 인상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지금 미국에서 가장 먼저 일자리에 돌아가고, 가장 먼저 감염되고, 가장 먼저 병들고, 가장 먼저 죽는 것이 시급노동자 같은 취약계층 미국인이다"라며 압박하고 있다. 그러니 가장 늦게 도움을 받고 가장 늦게 치료 받고 가장 느리게 적절한 임금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은 2009년 이래 한 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 이 처럼 오랜 동결기간은 1938년 이 제도가 생겨난 이래 최장기간이다. 인플레와 물가인상을 감안하면 현행 시급 7.25달러는 11년전의 1달러 정도의 구매력을 갖고 있을 뿐이다.

민주당은 2016년의 당 정책을 포함해서 수 년동안 최저 시급 15달러 인상을 약속해왔지만 지금까지 실현하지 못했다.

최저임금 인상 지지자들은 코로나 위기로 최저 시급의 인상은 더욱 다급하고 절박해졌다고 말한다. 이를 받는 노동자들 대다수가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는 유색인종이며, 이들이 처한 참혹한 현실은 바이든이나 상원이 대면해야 하는 어떤 정치적 난관보다도 더 혹독하기 때문이다 .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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