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옥상서 악취가" 30년전 숨진 모친 방치한 8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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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 동대문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약 30년간 방치된 미라 상태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부패한 시신이 발견돼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신은 지난 10일 오후 2시쯤 옥상을 청소하던 청소업체 직원이 발견했다. 해당 직원은 “천에 싸여있는 물체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데 아무래도 시신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발견 당시 시신은 옥상에 위치한 대형 고무통 안에 한지로 추정되는 천에 싸여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라처럼 시랍화(屍蠟化·시체가 밀랍 인형처럼 변해 부패되지 않고 보존되는 현상)된 상태였다.

경찰은 주변인 진술 등을 통해, 80대 남성 A씨가 30년 전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지 않고 옥상에 시신을 보관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머니의 사망 신고는 30여년 전 정상적으로 처리된 상태였다. 해당 건물의 주인은 A씨의 딸이다. 경찰은 “80세가 넘은 아들이 현재 치매기가 있고, 코로나 방역 때문에 접견이 쉽지 않은 요양병원에 있어 진실 규명이 쉽지 않다”며 “건물주인 딸도 시신의 존재를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노모(老母)의 사망 시점 등을 따져보기 위해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의 DNA(유전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사망자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아들, 손녀 등 가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체 유기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체유기죄의 공소시효가 7년인 만큼 시효를 넘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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