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쿠팡, 나스닥 아닌 NYSE 직행 어떻게 가능했나?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쿠팡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나스닥이 아닌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절차에 착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와 유통업계는 쿠팡이 한국이 아닌 미국 증시 상장을 택한 것보다 나스닥이 아닌 NYSE 상장하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김범석 의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차등의결권' 때문에 한국이 아닌 뉴욕행을 택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모회사인 쿠팡LLC가 미국에 있는 회사인 만큼 뉴욕증시 상장은 당연한 선택이란 지적도 나온다.
◇ 전국 물류망 완성 '눈앞' 로켓배송 2.0 가능…연내 흑자전환 전망도 1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예비심사 등 상장에 필요한 절차를 마치면 이르면 3월 중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문점은 왜 나스닥이 아닌 뉴욕증시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나스닥의 경우 기업의 '미래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당장 손익보다는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창출할 수익에 주목한다. 쿠팡의 롤모델인 아마존 역시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반면 뉴욕증시는 상대적으로 상장 요건이 까다롭다. 가치주, 성장주보다는 안정정인 이익을 창출하고 재무구조가 건전한 이른바 '블루칩'(blue chip, 대형 우량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쿠팡은 적자경영이 지속됐음에도 뉴욕증시 '직행'을 택했다. 차등의결권은 무시하기 힘든 매력 포인트다. 창업주에게 다른 주주가 보유한 보통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을 견제하고 의사결정권에 힘을 실어줘 안정적인 경영을 도모할 수 있다. 쿠팡은 김 의장에게 29배의 차등의결권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에선 쿠팡의 대규모 물류시설 투자가 완성 직전에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쿠팡은 대구와 대전, 광주 등 전국 요지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배송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의 쿠팡을 있게 한 원동력은 바로 '로켓배송'이다. 오전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 오후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까지 배송이 완료되는 서비스다.
그러나 현재까지 로켓배송이 가능한 품목은 쿠팡 전체 품목의 5.34%에 불과했다. 하지만 물류망이 완성되면 로켓배송 물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로켓배송 2.0은 쿠팡 2.0의 또다른 이름이다.
지난해 실적을 보면 쿠팡이 연내 흑자전환도 가능한 상황이다. 쿠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 13조3000억원, 영업손실 5805억원을 기록했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방역비용으로 5000억원 가까이를 지출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익분기점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풀필먼트 서비스' 또다른 '날개' 또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쿠팡이 지난해 7월 선보인 '로켓제휴' 서비스다. 아마존의 FBA(Fulfillment by Amazon)과 같은 개념이다.
이른바 풀필먼스서비스로 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고 포장한 뒤 배송까지 마치는 방식을 말한다.
쿠팡이 구축해 놓은 알고리즘이 재고를 예측해 셀러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면 셀러는 쿠팡의 로켓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시킨다. 이후 상품보관부터, 배송, CS응대까지 모두 쿠팡이 처리한다. 쿠팡이 재고를 직접 관리하는 만큼 물품 분류와 배송까지 신속히 이뤄지는 것이 장점이다.
지금까지 쿠팡은 자신들의 주문 물량을 소화하기에도 바쁜 것이 현실이었다. 남의 물건까지 배송해 줄 여력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물류센터 구축이 완료되면 다른 회사에 서비스를 제공할 여력도 생기게 된다.
로켓제휴는 재고 품목을 입점업체가 쿠팡의 요청에 따라 물류창고로 운반해 쿠팡은 추가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 반면 쿠팡의 매출액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점업체가 기존 중개수수료 외 쿠팡의 풀필먼트서비스 수수료까지 부담하기 때문이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입점 업체들에게도 오히려 '이득'이 된다. 업체들이 부담해야 할 배송비, 특히 쿠팡이 자체 제공하는 '특급배송'과 같은 서비스를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마존에 입점한 아이스크림 제조기 회사가 아마존의 풀필먼트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물류비 지출 비중이 13.6%인 반면, 직접 배송서비스를 시행할 경우 일반은 14.1%, 특급의 경우 23.2%까지 비중이 높아졌다.
로켓제휴가 쿠팡의 또다른 수익원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쿠팡이 택배사업자 면허를 재취득한 이유도 로켓제휴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 애널리스트는 "rjmetrics.com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세계 랭킹 1 위부터 1000 위권의 이커머스 업체들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은 34%이며, 나머지 1000 위에서 100 만위 사이의 업체들의 매출액은 66%나 된다"며 "매출액 대비 물류비의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풀필먼트 서비스 시장의 수요가 상당히 가시적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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