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위기감 느꼈나.. 안철수·금태섭, 첫 TV토론 18일 합의

이현미 2021. 2. 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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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서울시장 보선 '단일화' 위기감 고조
安·琴, 첫 TV토론 18일 진행 합의
당초 15일 예정.. 양측 양보로 타결
25일 2차 토론 개최 여전히 불투명
국민의당 "토론회 1회만 가능할 땐
예비경선 보다 결선 때 써야" 밝혀
野 갈등 속 박영선 여론조사 1위에
32.2%.. 安 23.3% 오차범위 밖 앞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지대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 방식을 놓고 갈등을 노출하며 15일로 예정됐던 첫 토론이 무산됐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 무산에 대한 정치적인 부담을 의식한 듯 양측은 사흘 후인 18일 첫 TV토론에 재합의했다. 그러나 2차 토론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해 야권 단일화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이날 안 대표 측과 금 전 의원 측 간의 갈등에서 보듯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도 서울시 연립정부 구상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단일화 여지를 키우고 있지만 향후 단일화 실무협상에 돌입하면 곳곳에서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과 금 전 의원 측은 15일 재협상을 통해 오는 18일 채널A에서 첫 TV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 토론 방식은 안 대표가 요구한 사전 질문과 금 전 의원이 주장한 자유토론을 병행하기로 했다. 25일로 계획했던 2차 토론을 할지는 추후 실무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자신도 지고 상대도 지게 만드는 ‘패배자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선의의 경쟁을 하는 동료라는 생각으로 함께 뜻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 측과 갈등을 노출하며 TV토론이 무산된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금 전 의원은 이날 “저희는 토론 형식과 관련해 안(案)을 다 드렸는데 저쪽에서 안 내고 있다”며 안 대표 측의 소극적 태도를 문제 삼았다. 양측은 토론 횟수와 주관 방송사·사회자 선정, 토론 방식 등 구체적 내용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양측은 당초 15일과 25일 TV토론을 거쳐 오는 3월 1일 제3지대 단일 후보를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안 대표 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과거 유권해석을 거론하며 기존 합의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표면화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설 연휴 직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단일화와 관련해 방송토론을 1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2002년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간 유권해석 사례를 보내줬다”며 “(두 차례 TV토론을 진행하기로 한) 단일화 협상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토론을 1회밖에 못 한다면 예비경선보다는 (국민의힘과) 결선 때 써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제3지대와 국민의힘이 각각 경선을 거쳐 맞붙는 현재의 ‘투트랙’ 방식과 양자 대결이었던 2002년 상황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가 활성화되는 등 미디어 환경도 달라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후보 측에 일단 과거 선례를 전달했지만, 이는 법에 규정된 내용이 아니라서 질의가 오면 현 상황에 맞게 다시 유권해석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양 측은 이와 관련해 아직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공식 판단이 있기도 전에 갈등부터 불거진 것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단일화는 한 사람의 개인기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모두의 팀플레이다.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공존 (또는) 공멸의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야권이 갈등을 거듭하는 사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다른 주자를 크게 따돌린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MBC ‘100분 토론’ 의뢰로 지난 13∼14일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박 후보는 32.2%, 안 대표는 23.3%로 격차가 8.9%포인트(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달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는 16.5%, 민주당 우상호 후보 7.6%,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7.0%였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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