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많은 고령층 제외.. 정은경 "2분기 다른 백신도 검토"
이진경 2021. 2. 16. 06:01
AZ백신, 65세 이상 접종 배제
백신 신뢰성 확보 위해 일단 보류
美·英 등 추가 임상자료 보고 판단
코로나 사망자 95.5%가 60세 이상
백신 공급·접종 일정 지켜질지 변수
정부 "집단면역 형성 영향 없을 것"
백신 신뢰성 확보 위해 일단 보류
美·英 등 추가 임상자료 보고 판단
코로나 사망자 95.5%가 60세 이상
백신 공급·접종 일정 지켜질지 변수
정부 "집단면역 형성 영향 없을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미룬 것은 백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효과성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접종을 진행하다 문제가 생길 경우 코로나19 백신 접종사업 전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과 생산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내 1분기 접종 일정이 일부 변경되고 아스트라제네카 측의 고령층 관련 추가 임상자료에 문제가 생길 경우 ‘9월까지 국민 70% 접종·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을 통한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 달성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추가 자료 보고 만 65세 이상 접종”
15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과 항체 형성 등 면역원성은 인정된다. 백신 접종 후 코로나19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효과도 확인된다.
다만, 만 65세 이상의 경우 백신 효과성 검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임상 2상 참가자 중 만 65세 이상은 660명(7.4%)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품목 허가를 하면서 사용상 주의사항에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기로 했다.
인천공항 입국자 검사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1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방역 관계자로부터 진단검사와 생활수칙 등에 관한 안내를 받고 있다. 인천공항=서상배 선임기자 |
이에 따라 추진단은 효과에 대한 추가 자료를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늦어도 4월 말까지 미국에서 진행 중인 3상 임상 중간결과가 보건당국에 제출될 예정이다. 3상 임상에는 고령자 7500여명이 포함돼 있다. 그 전에 영국 등에서 고령층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효과의 평가 자료가 나올 수도 있다.
추진단은 일단 미뤄진 요양병원·시설 만 65세 이상 입원·입소자 백신 접종은 2분기에 진행할 방침이다. 계획상 2분기에는 일반 만 65세 이상 고령층과 노인재가복지시설 이용자·종사자, 일반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 대한 접종이 예정돼 있다.
◆고령층 희생 우려… 접종 일정도 불안
전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요양시설·병원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수많은 사망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접종 연기 결정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 접종의 최우선 목표인 ‘사망률 감소’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까지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1527명 중 60세 이상이 1458명으로 95.5%를 차지한다. 또 전체 사망자의 52.7%가 시설이나 병원에서 숨졌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인명피해가 커진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요양시설·병원에 있는 어르신들에게) 접종을 하면 가족들도 걱정을 덜고, 면회도 일부 가능해질 수 있는데 당분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정은경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도 이날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또는 입원환자, 종사자 접종을 미루게 된 점에 대해서는 방역당국 입장에서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획한 백신 접종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도 의문이다. 만일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우리 정부가 요구한 임상자료를 늦게 제출하거나 제출한 자료에서 고령층에 대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고령층 접종을 또 미루게 될 수 있다. 기 교수는 “추가 도입되는 백신과 관련해 기저질환자 효과성, 아시안 효과성 등 다른 논란이 제기되면 계획을 또 변경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백신 접종 인력과 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한번 늦춰진 접종 일정이 제대로 이행될지도 미지수다. 이에 정 단장은 “우선접종 대상자를 조정해서 접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고령층에 대해서는 2분기에 공급될 예정인 다른 종류의 백신도 대안으로 같이 검토하겠다”며 “2, 3월 접종계획을 일부 조정한 것이 11월 집단면역 형성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백신 공급도 변수다. 현재 우리 정부가 도입 일정을 확보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뿐이다. 화이자, 모더나 등 다른 백신의 공급 물량과 일정은 불확실하다. 추진단은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 도입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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