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기완 선생은 떠났지만..학림다방에 남은 '그의 예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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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로에서 가장 오래된 다방인 학림다방엔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남긴 글이 있다.
백 선생의 학림다방의 무료 손님이 된 것은 강연이 인연이 됐다.
이 대표는 "한 강연에서 백 선생이 나를 지목하며 학림다방을 추켜세워줬고, 그날 '학림다방 커피는 무료'라고 백 선생에게 선언했다"고 말했다.
학림다방에 있는 글귀는 생전 백 선생이 히딩크 감독에게 선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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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만났다 헤어지기를 하지만 뜻과 뜻은 갈라지는 게 아니다’
서울 대학로에서 가장 오래된 다방인 학림다방엔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남긴 글이 있다. 유명인사들이 즐겨 찾은 학림다방이지만 무료 커피 손님은 백 소장이 유일했다. 학림다방의 한쪽엔 여전의 그의 빈자리가 ‘예약석’으로 남아있다.
백 선생(이하 선생으로 표기)의 30년지기이자 학림다방의 대표인 이충열 대표를 백 선생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15일 오전 만났다.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이 대표의 표정에서 이미 오랜 지기를 떠나보낸 허전함이 느껴졌다.
백 선생은 우리나라 민중운동의 '큰 어른'이다. 1932년 황해도 은율군에서 태어난 그는 1950년대부터 농민·빈민·통일·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랫말의 원조 격인 '묏비나리'의 원작자이다.
이 대표는 "백 선생을 알고 지낸 지 30년"이라며 "매일 아침 카페에 오면 직접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트셨다"고 했다.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 생활을 하기 며칠 전까지 학림다방을 찾았다.
백 선생의 학림다방의 무료 손님이 된 것은 강연이 인연이 됐다. 이 대표는 "한 강연에서 백 선생이 나를 지목하며 학림다방을 추켜세워줬고, 그날 ‘학림다방 커피는 무료’라고 백 선생에게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후 백 선생은 출근하다시피 학림다방을 찾았다.
백 선생은 평소 냉면을 좋아했다. 이 대표는 “백 선생이 냉면을 좋아해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라며 “나를 포함해 5명이 한 달에 한 번 점심때 냉면을 먹고 사람 사는 얘기들을 나눴다”고 말했다.
학림다방에 있는 글귀는 생전 백 선생이 히딩크 감독에게 선물한 것이다. 그는 “백 선생이 축구를 좋아해 축구선수, 감독들 대상으로 강연을 참 많이 나갔다”며 “히딩크 감독과 각별해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그에게 전한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창밖을 보며 “창가에 앉아 건너편 은행나무 잎을 보면 잎이 떨어지고 새로 돋는 모습을 몇십 년 동안 같이 봐 왔다”라며 “나이 든 오랜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니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백 선생의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숙씨와 딸 백원담(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백미담·백현담, 아들 백일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차려졌다. 발인 19일 오전 7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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