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시장 TV토론 스타트..與野 경선주자들, 송곳질문 '공방'
부산도 국민의힘 4명 후보 토론회..이언주·박형준 날선 공방
(서울=뉴스1) 이철 기자,박혜연 기자,노경민 기자,박채오 기자 = 오는 4·7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예비후보들이 첫 TV토론을 마치며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나선 박영선·우상호 후보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박형준·이언주·박민식·박성훈 후보 모두 첫 TV토론에서 같은당 경쟁자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왜 강남 개발이냐" "그런 뜻 아냐…강북 노후 임대주택부터"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박 후보는 지난 15일 첫 경선토론인 'MBC 100분 토론'에 출연했다. 두 후보는 평소 '오누이'라고 불릴 만큼 친분이 두터웠지만, 이번 토론회에서는 서로 양보 없는 공방전을 벌였다. 특히 도시 개발 등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날선 설전을 주고받았다.
우 후보는 "야당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강남 지역 재건축·재개발을 허가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겠다는데 (그렇게 하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투기가 활성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런데 박영선 후보도 언론 인터뷰에서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허용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우 후보는 또 박 후보의 '수직정원' 구상에 대해서도 "몇 개 시범적으로 짓는 게 아니라 21개 다핵도시에 다 짓는 것이라면 랜드마크라기보다는 도시의 흉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우 후보는 박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에 대해 "이 정책을 어느 구청이 책임지는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 서울 25개 구청과 충돌·마찰이 있을 수 있다"며 "이게 서울시 대전환이 될지, 대혼란이 될지 걱정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영선 후보는 "왜 하필이면 강남부터 개발하느냐는데, 제가 그런 뜻으로 말씀드리지는 않았다"며 "(강남은) 하나의 예를 들어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가장 먼저 개발하고 싶은 것은 강북에 있는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30년 이상 된 낡은 임대주택으로, (이것은) 바로 착수할 수 있다"며 "이것을 평(3.3㎡)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로 분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또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과 관련해 "25개 구청은 행정 개념이고 21분은 생활권의 개념"이라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곧바로 박 후보는 우 후보의 철길·도로 위 공공주택 공약을 파고들며 반격을 가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의 공약 가운데 강변도로를 다 덮어서 고층아파트를 짓겠다며 뉴욕 맨해튼을 예로 들었는데, 맨해튼과 서울은 다르다"며 "강변에 고층아파트들이 들어서면 한강 조망권의 공공성을 해칠 수 있다. 저는 우 후보의 공약을 상상하면 '질식할 것 같은 서울' 느낌이 든다"고 각을 세웠다.
이에 우 후보는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곳이 전체 강변도로 70㎞ 중에 15~20㎞ 정도 나온다"며 "(여기에는) 높이 6~7층의 타운하우스 형태로 짓는 곳이 있고 조망권이 아주 자유로운 곳은 15~20층까지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두 후보는 주52시간제 등을 놓고도 설전을 이어갔다.
우 후보는 "(박 후보는) 중기부 장관 시절 주52시간제 찬성할 것을 반성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주4.5일제를 도입한다고 말씀했다"며 "입장 번복은 정책 신뢰성에 대한 문제다. 1년 만에 입장을 바꾼 것에 해명이 필요하다"고 공세를 가했다.
박 후보는 "입장 번복이 아니다"라며 "전통 제조업을 하는 제조업체는 주 52시간을 맞추는 게 힘들어 정부 지원이 우선돼야 하고 예외규정을 두고 투표했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반박했다.
◇박형준·이언주 공방…"MB 정권 실세가" VS "왜 부산 왔나"
같은날 부산에서는 부산MBC 주최로 국민의힘 4명의 후보가 2명씩 짝을 지어 '1대1 토론' 대결을 벌였다. 1부에선 '박성훈·박민식' 후보, 2부에서는 '이언주·박형준' 후보가 토론하는 방식이었다.
먼저 박성훈 후보와 박민식 후보 간 토론에서는 '대기업 유치'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박민식 후보는 박성훈 후보의 대기업 유치 공약을 겨냥,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 이 공약이 청년 일자리와 바로 직결되는지는 의문"이라며 "부산 청년이 꿈을 가질 수 있는 벤처 스타트업에 맞추는 일자리 공약이 더 현실적이다. 박성훈 후보의 공약을 보고 많은 시민이 고개를 갸우뚱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성훈 후보는 "추상적인 일자리 정책뿐인 박민식 후보는 기업 유치를 위해 뛰어본 적이 있느냐"면서 "일자리 3만개 공약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과 내부적으로 협의해 나온 수치고, 경제부시장으로 있으면서 물밑 작업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은 2부에 진행된 이언주·박형준 후보 간 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두 후보는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주고받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언주 후보는 박형준 후보를 향해 'MB 정권의 실세'라고 칭하며 "과거 정권에 책임 있는 사람이 민주당과 싸우는 게 먹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형준 후보는 "이 후보가 MB정권의 실세였다는 것이 마치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공격해 왔다"며 "보수 정권에 일했다는 사실만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격했다.
박 후보는 곧바로 "(이 후보는) 경기도 광명에 있다가 왜 부산까지 왔느냐. 부산에 당선이 될까 해서 온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 후보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나에게 권유가 들어와 부산에 온 것"이라고 받아쳤다.
부산 토론회의 경우 당원·시민 1000명으로 구성된 '토론평가단'이 토론회 직후 ARS 투표를 통해 '토론을 잘 한 후보'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1부는 박민식 후보, 2부는 박형준 후보가 선택을 받았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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