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장착 쿠팡, 요기요 인수?..쿠팡發 배달전쟁 초읽기

이동우 기자 2021. 2. 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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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쿠팡이츠


쿠팡의 미국 증시 입성이 가시화하며 배달 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상장을 통해 실탄을 확보하는 쿠팡이 배달앱 사업인 쿠팡이츠 사업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큰데, 기존보다 더 큰 '쩐의 전쟁'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은 이르면 3월,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신청서류(S-1) 제출을 마쳤다.

주식 수량, 공모 가격 범위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최소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확보된 자금은 '쿠팡이츠'나 '쿠팡플레이' 등 신산업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성장한 음식배달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2019년 배달 앱 시장에 뛰어든 쿠팡은 공격적 행보를 이어왔다. 그 결과 기존 3위 업체인 배달통을 제치고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를 빠르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쿠팡이츠 실탄확보, 배달시장 전면전 신호탄?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배달기사들의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소속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츠의 일방적인 배달 수수료 삭감 정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기사에게 지급하는 기본 배달 수수료를 다음 달 2일부터 건당 3천100원에서 2천500원으로 줄이겠다고 최근 공지했다. 2021.2.3/뉴스1

배달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실탄을 확보하면 전면전 양상이 확대할 것으로 보고 경계심을 내비친다. 이미 지난해 시장 진입을 위해 가맹점주 수수료 감면, 라이더 배달 프로모션 확대, 고객 할인쿠폰 살포 등에 나섰던 쿠팡이츠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출혈 경쟁을 지속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라이더 배달비 인상, 소비자 쿠폰 발급 등에 실탄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쿠팡이츠가 쏟아붓기 시작하면 조만간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와의 매각 딜을 완료하는 배민역시 맞대응하지 않을 수 없어 국내 배달 시장이 격전 양상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전국 점유율이 5%대에 그치지만 서울에서는 1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바이럴 효과와 인구 밀도가 높아 전략적 승부처로 꼽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는 쿠팡이츠가 40% 점유율을 넘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쿠팡이 서울과 강남 외에도 주요 거점 도시를 대상으로 커버리지를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쿠팡이츠는 이달 경상도, 다음 달 충청도 등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대중들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쿠팡이츠의 정보량은 지난달 13.56%로 전달 대비 3.12%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2.02%포인트, 0.7%포인트 하락하며 쿠팡이츠의 상승세를 반영했다.

쿠팡 요기요 인수 가능성은?
일각에서는 쿠팡이츠가 업계 2위인 요기요를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우아한형제들 인수·합병에 대해 요기요 지분 100% 매각 조건부로 승인했다.

당초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포털의 인수가 예상됐지만 수면 위로 떠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시장에서 현재 요기요의 매각 적정가격은 1조원 이하로 평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인수하면 월 사용자 수(MAU) 600만명으로 1000만명 수준인 배달의민족을 바짝 따라붙게 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요기요와 동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쿠팡밖에 없고 합쳐지게 되면 배민과도 해볼 만 하다"며 "이제는 자금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충분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쿠팡은 결국 '아마존 모델'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를 고려할 것"이라며 "기업공개(IPO)를 통해서 얼마를 조달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의 최대 경쟁사로 부각한 쿠팡에 요기요 인수를 허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딜리버리히어로의 판단에 달려있겠지만 다른 원매자가 있다면 굳이 팔이유가 없다"면서 "쿠팡과 요기요의 배달 매커니즘 자체가 달라 쿠팡이 요기요 인수시 시너지가 얼마나 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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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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