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19 신속 검사기, 대규모로 사장됐다"

송경재 2021. 2. 16.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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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배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검사기 가운데 상당수가 사용되지 않고 묵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미 정부가 보급한 애벗 래버러토리스의 바이낵스나우 신속 코로나19 검사기 1억4200만기 가운데 2월초 현재 최소 3200만개가 사용도 되지 않은채 유효기간이 지나 폐기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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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 검사소에서 방역 복장을 한 의료진이 지난 9일(현지시간)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배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검사기 가운데 상당수가 사용되지 않고 묵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결과가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다.

그러나 신속검사기는 팬데믹을 초기에 진화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어서 단점을 보완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이하 현지시간) 미 연방정부가 배표한 수백만개 신속 검사기들 가운데 상당수가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송 차질이 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주로 검사 정확도에 대한 불신 탓이다.

지난해 9월 첫번째로 보급된 물량은 사용 유효기간 6개월이 거의 다 돼간다. 조만간 사용도 안한채 폐기처분해야 할 것임을 뜻한다.

보도에 따르면 미 정부가 보급한 애벗 래버러토리스의 바이낵스나우 신속 코로나19 검사기 1억4200만기 가운데 2월초 현재 최소 3200만개가 사용도 되지 않은채 유효기간이 지나 폐기될 운명이다.

돈으로 치면 1억6000만달러에 이른다.

미네소타주 공중보건 임상병리 책임자인 마이라 쿠나스는 "수요가 아예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쿠나스는 미네소타주의 경우 신속 검사기 10만8000기를 학교, 병원을 비롯한 여러 시설에 배포한 뒤 지금 1400만기 이상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활발한 검사 인프라가 이미 미네소타주에 자리를 잡은 터라 신속검사기를 따로 들여와 검사를 하고, 검사 결과도 일일이 수작업으로 보고 해야하는 신속 검사기 배포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정책 자문을 지낸 마이클 미나 하버드대 감염병학 교수는 신속 검사기가 제대로 배포되지 못했다면서 코로나19 검사가 원활하지 않던 초기에 신속히 배포됐어야 하지만 그러질 못했다고 말했다.

개당 5달러에 추가 설비 없이 항원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애벗의 신속검사기를 비롯한 신속 검사기는 지난해 후반 트럼프 전 행정부의 역점 방역 대책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해 8월 미 보건부가 애벗의 바이낵스나우 신속검사기 1억5000만기를 7억60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합의했고, 한 달 뒤인 9월에는 각 주로 1억4000만기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나머지는 장기 요양시설과 미국령 등에 배포했다.

메인, 버몬트, 애리조나 주 등에서는 신속 검사기 대부분을 활용했고, 일부는 추가 주문도 검토하고 있지만 상당수 주에서는 검사기가 사장되고 있다.

신속검사기 사용이 더딘 것은 검사 적용대상이 까다롭다는 점도 한 몫 한다. 검사기는 미 식품의약청(FDA)이 승인을 할 때 증상이 나타난지 5~7일 안에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그러나 무증상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지는 아직 논란거리다.

더 큰 문제는 기존 검사소를 통한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검사소에서 이뤄지는 코로나19 검사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더 많은 작업이 들어가지만 더 정확하다.

그렇다고 신속 검사기에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팬데믹 상황에서는 빠른 검사로 감염자를 먼저 신속하게 걸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속검사기에서 걸러내지 못했지만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는 추가로 검사하면 된다.

미 보건부 검사·진단 그룹 책임자인 마이클 아이데마르코는 검사결과가 부정확하기는 하지만 대규모의 신속한 검사가 가능한 신속검사기와 정밀도가 높은 검사소의 검사를 조화롭게 운용해 팬데믹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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