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균형발전 '신삼국지' /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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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4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국가균형발전을 들먹일 것도 없다.
물론 지난 20여년 동안 역대 정부는 균형발전을 위해 수많은 대책을 세우고 시행해왔다.
이 또한 균형발전의 한 유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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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 소장
지난 2월4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이른바 ‘변창흠표’ 공급대책이다. 공급을 대폭 늘려 대도시의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공급이 이루어진다면 가히 획기적인 대책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제는 농산어촌을 위한 실질적이고도 다양한 대책이 나와야 할 때이다. 농산어촌 없는 수도권과 광역대도시권 중심의 나라가 대체 얼마나 지속가능하겠는가. 국가균형발전을 들먹일 것도 없다. 농산어촌은 명백히 대한민국 지탱의 한 축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20여년 동안 역대 정부는 균형발전을 위해 수많은 대책을 세우고 시행해왔다. 그러나 결국에는 반짝효과에 그치고 말았다. 수도권과 대도시권은 날로 비대해지고, 농산어촌과 지방중소도시는 갈수록 피폐해졌다.
급기야 ‘신삼국지’의 시대가 도래하고 만 것이다. 수도권국, 광역대도시권국, 지방농산어촌권국으로 나라가 갈라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문제는 위, 촉, 오나라 정도의 대등한 세력균형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 중심의 수도권국이 인구, 경제, 교육, 문화, 의료 등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 우세를 점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전 국토의 수도권국화가 멀지 않았다.
어차피 통합발전이 힘들다면 우리나라가 ‘수나라’ ‘광나라’ ‘지나라’ 삼국으로 갈라져 있어도 좋다. 이 ‘신삼국’이 각각의 지리적, 역사적, 생태적, 문화적, 경제적 고유성을 갖고 상생협력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이 또한 균형발전의 한 유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국토교통부는 국토균형부, 통일부는 삼국통할부, 국가정보원은 신삼국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꾸면 될까? 물론 아니다. 역대 정부들이 늘 그래왔듯 부처 이름만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행정부와 국회가 균형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정책으로 입안하고 법과 예산으로 뒷받침해서 시행에 옮기면 ‘신삼국’ 간의 평화와 공영이 이루어질까? 도시도 잘살고 지방도 잘살고 농산어촌도 잘살게 될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세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 시대가 확 바뀌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기후위기와 팬데믹,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융합, 그리고 인구감소와 저성장 시대가 한꺼번에 도래했다는 것을 말이다. 반드시 이런 급격한 제반 환경 변화를 고려한 균형발전 정책을 세워야 한다.
둘째, 중앙정부 위주의 하향식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이제는 국민 개개인이 엄청난 정보를 실시간으로 획득할 수 있는, 그리하여 모든 국민이 최첨단 지식인인 시대다. 그래서 그 지역 주민들이 뭐가 문제인지, 뭐가 대안인지 더 잘 안다. 수요자인 국민 관점에서의 정책 접근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관이 거버넌스를 만들어 정책을 함께 생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대책과 정책들의 입안과 시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게 우리 개개인의 삶의 양식과 가치관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테면 농촌유토피아 운동 같은 것이 일어나야 한다. 마침 그런 움직임이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렇게 물이 들어올 때 균형발전의 배를 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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