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귀대란 '車 반도체'..자율주행차 시대에는 더 중요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의 중요성이 재부각되고 있다. 자동차가 점점 첨단화 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지금보다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세계 주요국은 차량용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율주행차 핵심 부품 '반도체'
16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에 부착되는 이미지센서,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일반 자동차에는 200개~300개의 반도체가 사용되고, 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차'에는 많게는 이보다 많은 2000여개의 반도체가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인공지능(AI), 5G를 바탕으로 운행이 되기 때문에 정보 처리 능력이 일반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야 한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높은 반도체가 더 많이 사용돼야 한다.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크게 운행정보와 같은 정보 요소와 멀티미디어 재생과 같은 오락 요소를 결합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In-Vehicle Infotainment), 위험 상황을 인지해 운전자의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무선통신 기술이 들어가 실시간 교통정보와 원격 진단 등을 위한 텔레메틱스(Telematics) 시스템 구동을 위해 사용된다.
이 중 ADAS는 자율주행차에서 가장 중요한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시스템인 만큼 고성능이 요구된다. ADAS에는 전방 충돌 경고(FCW), 전방 충돌 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 경고(LDW), 차로 이탈 방지 보조(LKA)등의 기능이 들어 있다. 이런 기능을 수행하려면 인공지능 연산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능이 내장된 차량용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와 전자 거울에도 이미지 센서, 다이내믹 비전 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관리 집적회로(PMIC)와 같은 반도체가 사용된다.
◇美·EU·일본…정부 주도로 차량용 반도체 확보 전쟁
최근 GM, 폭스바겐, 포드, 토요타, 닛산,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가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생산 차질을 빚음에 따라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대부분의 차량용 반도체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파운드리(위탁생산)인 대만 TSMC를 향한 주요국의 생산 증대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국무부는 대만 경제부에 반도체 증산 협력을 요청했다. 독일도 경제부 장관 서한을 대만 경제부에 보내 TSMC의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요청했다. 일본 정부도 외교부를 통해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파운드리 업체 입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가 전자기기용 반도체보다 수익성이 낮고, 안전성도 높게 요구돼 생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증설을 할만한 충분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차량용 반도체는 국내 파운드리 업체의 주력 생산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신규투자 인센티브,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차량용 반도체 글로벌 품귀현상으로 삼성전자를 향한 세계 주요국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에 이어 세계 2위의 생산 능력을 보유 중이다. 미국 주정부들이 삼성전자 공장 유치에 뛰어들었고, EU도 500억유로(약 67조2700억원)규모의 반도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는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참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3분기에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는 있지만 현재 수요를 충족할만한 생산이 단시간에 늘기 힘든 만큼 품귀 현상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세계 주요국의 차량용 반도체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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