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우상호 첫 경선 TV토론..부동산·공약 놓고 공방(종합)
21분 콤팩트 서울·강변북로 공공주택 공약 공방도
우 "수직정원 흉물" vs 박 "강변북로 주택이 흉물"
"지지 상승세 박영선 효과" vs "범진보 연대 필요"
[서울=뉴시스]정진형 한주홍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우상호 예비후보는 15일 첫 TV 토론에서 맞붙었다. 부동산 정책과 공약을 놓고 주로 우 후보가 퍼붓는 맹공을 박 후보가 방어하는 구도가 되풀이 됐다.
이날 저녁 MBC '100분 토론'이 주관한 첫 경선 후보 TV 토론에서 주거 및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박 후보는 '평(3.3㎡)당 1000만원의 반값아파트를 토지임대부 방식 공공분양' 정책을, 우 후보는 '강변북로 인공부지 등을 통한 공공주택 16만호 공급'을 각각 제시했다.
우 후보는 나아가 "(보수야당처럼) 박 후보도 언론 인터뷰에서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허용한다고 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집값 안정을 위해 노심초사하는데 민주당 후보가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허용한다고 발언하는 게 적절했는가 의문"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그러자 박 후보는 "우 후보가 왜 하필 강남부터 개발하느냐고 하는데 내가 그런 뜻으로 말하지 않았다"며 "하나의 예를 든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내가 제일 먼저 개발하고 싶은 건 강북에 있는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30년 이상된 낡은 임대주택 (재개발을) 바로 착수할 수 있다"며 "이걸 평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로 분양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측은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2·4 부동산 대책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 지원 방안도 내놓았다. 박 후보는 1·2인 가구용 주택 대량 공급을 제시했다면, 우 후보는 서울시 차원의 신속한 인허가 처리와 주민 설득을 약속했다.
21분 콤팩트 도시 서울을 비롯한 박 후보 공약을 향한 우 후보의 공세도 이어졌다. 이 공약은 인구 50만명을 기준으로 21분 거리 안에서 주거·직장·교육·쇼핑·여가 등 생활을 영위하도록 서울을 21개 다핵구조로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우 후보는 "강남에 직장의 30%, 종로 등에 20%가 있고 강북 사는 사람들이 거기로 출퇴근 한다. 이상 속에선 가능할 거 같지만 21분 (출퇴근이) 가능하려면 직장을 옮기거나 집을 직장 주변으로 옮겨야 하는데 가능하겠느냐"며 "서울시 대전환이 될지 대혼란이 될 지 걱정이 많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가 '그린다핵도시 특성화'를 통한 일자리 클러스터를 대책으로 제시했지만 우 후보는 "아무리 들어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가능한지"라고 되물었고, 이에 박 후보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답했다.
수직정원도시 공약에 대해서도 우 후보는 "수직정원 안에서 직장도 환경도 스마트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요술방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한두개 시범으로 만든다면 모르겠는데 21개 다핵도시에 다 만들면 랜드마크가 되기보다는 잘못하면 도시의 흉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우 후보도 공격이 이어지자 박 후보도 '강변북로 인공부지 공공주택' 정책을 겨냥해 반격을 가했다. 우 후보는 강변북로, 철로 위에 인공부지를 조성해 공공주택 16만호를 공급하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박 후보는 "맨하탄과 서울은 구성이 다르다"며 "한강의 조망권 공공성도 중요하다. 이 공약을 상상하면 질식할 것 같은 서울의 느낌이 든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어 "오세훈 전 시장 때 강변에 고층아파트를 지었는데 지금 보면 흉물, 잘못된 것으로 꼽히는데 이를 반복하는 건 좋지 않다"고 했다.
경부선 지하화 공약에 대해선 "평당 건축비를 계산하다보면 지금 생각하는 것과 많이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부분을 좀 더 면밀히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양측은 재·보궐선거 판세에 대해선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박 후보는 "내 출마선언 일주일 후부터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고 민주당 후보 지지율도 상당히 상승세를 보이는 추세라서 여론분석 전문가들이 이것이 박영선 출마효과란 말도 주긴 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낸 뒤 "이런 지지율 회복세에 좀 더 성찰하고 좀 더 겸손한 자세로 서울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상황이 좋지 않다. 범민주, 진보 진영의 대연대가 필요하다"며 "야권 단일후보가 만들어져 양자구도가 되면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박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나 수직 정원 공약이 범진보진영에서 좋아할 공약 같지는 않다"고 힐난했다.
한편 박 후보는 토론 첫 머리에 "시장이 되면 소상공인을 위한 화끈한 무이자 대출을 시작하겠다"면서 소상공인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5000만원 무이자 대출을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신용보증기금의 보증과 시중은행 자금을 활용하고, 이자는 서울시가 부담해 향후 원금만 회수하는 방식이다.
우 후보는 "가장 민주당 다운 후보를 냈을 때 민주당의 경쟁력이 살아난다고 생각한다. (내가) 민주와 진보 역사성을 계승할 가장 정통성 있는 후보라 자부한다"며 "서민의 애환을 가장 잘 이해하고 야당 후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민주와 진보 역사성을 가장 잘 계승하고 문 대통령을 가장 잘 지킬 수 있는 후보가 나 우상호"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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