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는 증시.."아직 갈 길 멀다" vs "태풍 대비해야"

추동훈 2021. 2. 1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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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의견 들어보니
대세 상승
글로벌 경기회복 국면에서
한국 차별적 펀더멘털 유효
탄탄한 기업실적이 뒷받침
공매도는 큰 변수 안될 것
조정 계속
거품 아니지만 과열은 맞아
출렁거리며 나아가는 장세
조정 대응 못하면 큰 타격
충분한 현금 확보해둬야

◆ 증시 조정기 투자전략 ◆

신축년 새해 거침없이 달려가던 주식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시장은 잠깐 코스피 3000 선이 붕괴되며 대세 하락이 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으나 곧바로 회복에 나선 뒤 횡보장세가 2주가량 이어지고 있다. 시장이 쉬어 가는 사이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이 작년 보여 줬던 대세 상승의 흐름을 이어갈지를 놓고 경우의 수를 들여다보며 전략 수립에 나섰다. 전문가들 역시 현재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흔들리고 있는 코스피를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고 평가하고 있다. 리포트를 작성한 이경민 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회복 국면에서 한국의 차별적인 펀더멘털 동력은 유효하다"며 "가격 및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한국 금융시장 및 코스피에 대한 재평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1년 경기 모멘텀이 이전보다 강화됐다는 측면을 감안했을 때 현재 장이 단순히 거품이라기보단 주식시장 전반의 기본체력이 강화되고 맷집을 기를 수 있는 시기란 의미다. 이 연구원은 "IMF가 2021년 글로벌 GDP 성장률을 5.5%로 제시하며 작년 10월 전망보다 0.3%포인트 상향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2020년의 기저효과가 배제되는 올해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후광효과가 아닌 기업 실적을 놓고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현재 조정장이 어느 정도 지속될지는 불분명하나 조정 이후 완만한 상승을 이어갈 동력이 하락 모멘텀보단 강하게 형성됐다는 의미다. 현재의 주식시장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이전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기업 실적과 성과에 대한 기대감 역시 고무적인 상태다. 자산 운용 업계에서도 이러한 시장 긍정론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현재 상승장을 단순히 거품으로 바라보기에는 실제 기업 실적들이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며 "결국 단기 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더라도 최소 1년간은 국내외 장이 더욱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긍정론과 달리 시장 상황을 보다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중장기적인 전망이 좋더라도 당장 급격한 조정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 잘 대처하는 전략을 세워 두지 못한다면 급격한 조정에 크게 흔들리며 피해를 키울 가능성도 높다. 박세익 인피니티투자자문 전무는 "주식을 파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최고점에 팔려는 욕심이 크기 때문"이라며 "현실적으로 최저점에 사서 최고점에 판다는 것은 신의 영역인 만큼 머리보단 어깨에서 팔려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상승 모멘텀은 충분하지만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 전무는 "구정 전후로 가파른 상승에 대한 피로효과로 조정이 올 것이라 예상했고 실제로 현재 장은 조정장세로 봐야 한다"며 "결국 이런 조정장에서는 100% 주식 투자를 하지 말고 30% 정도는 현금을 확보해 조정장에 대응하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올해 시장은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판세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올해는 굉장히 깊은 물 위에서 배가 출렁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장으로 보이는 만큼 얼마나 큰 너울이 일어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큰 조정이 언제 올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러한 조정장에서 투자자들이 전략을 잘 세우고 대응을 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전문위원은 "결국 현재 장세는 거품은 아니지만 과열인 것은 분명한 만큼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급등한 기업 주식에 영향은 있겠지만 시장의 모멘텀을 흔들 만한 변수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홍 대표는 "공매도 제도가 결국 시장의 안정과 선순환을 위한 것인 만큼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조언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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