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2019년말 우한에 코로나 변이 13종 있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1. 2. 16.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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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12월 전에 이미 퍼졌을 수도”

코로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방문했던 세계보건기구(WHO) 연구팀이 2019년 12월 코로나 환자 유전자 샘플에서 유전자 서열이 다른 13종의 바이러스 데이터를 확인했다고 미 CNN방송이 15일 보도했다. 2019년 12월은 중국이 우한에서 원인 불명 폐렴 환자가 발생했다고 WHO에 보고한 시점이다. 바이러스는 전파를 거치며 유전자 변이를 하기 때문에 코로나가 2019년 말 중국에서 광범위하게 유행하고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WHO 조사팀으로 우한을 방문했던 피터 벤 엠바렉 박사는 CNN에 “2019년 12월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광범위하게 돌고 있었다”며 1000명 이상이었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전체 유전자 샘플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중국 현지 조사에서 샘플 일부를 볼 기회가 있었고, 2019년 12월 바이러스 샘플에서 서로 다른 13가지 유전자 서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환자 데이터를 더 많이 조사한다면 2019년 12월 이전에 코로나 발병 지역과 시점에 대해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CNN은 “엠바렉 박사는 유전자 서열과 전염병 발생 시기의 관계에 대해 결론을 내리진 않았다”면서도 다른 전문가를 인용해 “이미 2019년 12월 이전에 중국에서 광범위하게 코로나가 유행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각국 연구자 17명으로 이뤄진 WHO 조사팀은 1월 2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우한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조사팀은 우한을 떠나기 직전 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주장했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설’에 대해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부인했지만, 코로나 기원에 대해선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조사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WHO 조사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WHO 조사팀에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그러자 조사팀 일부 인사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론이 인터뷰를 왜곡했다” “중국은 잘 협조했다”고 반박했다.

WHO 조사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도 벌어지고 있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중국이 코로나와 관련해 투명하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반면 중국 관영 매체는 미국 언론 보도에 반발하는 일부 WHO 조사팀원의 입장을 소개하며 “바이러스 기원을 정치화하는 데 반대한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코로나 기원과 관련해 WHO가 미국 등 다른 국가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 우한 조사팀으로 참여한 피터 벤 엠바렉 박사가 지난 9일 중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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