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약속이라는 개념이 없다”… 日정부, 혐한 분위기 팽배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는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에 맞춰 반일(反日) 정책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 정부와 여당 내에는 혐한(嫌韓)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 의원들 사이에서 “(한국을) 돕지 않고, 가르치지 않고, 관여하지 않는다는 ‘비한(非韓) 3원칙’으로 가자”(중견 의원)는 등의 한국 멸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정의용 신임 외교장관에 대해 “(그와의 관계는) ‘춥네요’ 정도밖에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했고, 다른 소식통은 “한국은 이상하다. 약속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또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강창일 신임 주일 대사에 대해 의도적으로 차갑게 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원래 강 대사의 코로나 자가 격리가 끝난 직후인 지난 8일 아키바 다케오 차관이 강 대사를 만나 신임장 사본을 받기로 일정을 조율했다. 외교 관례상 신임 대사는 신임장 사본을 상대국에 제출한 후에야 기본적인 외교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본 측은 면담 직전에 일정 연기를 통보했다.
그 배경에 대해 외무성의 간부는 교도통신에 “일본 정부 내에서 아키바 차관이 격리를 막 마친 강 대사를 바로 만나면 양국 관계가 좋다는 인상을 준다”고 했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 내의 혐한 분위기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면담 일정을 늦춰 12일에야 강 대사가 외무성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일본 내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스가 요시히데 총리,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강 대사의 면담도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한국이 역사 문제를 반복하는 모습을 바꾸지 않는 한 한국을 대화 상대로 보지 않겠다는 게 스가 내각의 입장이라며 “한국에 반발하는 (일본) 보수층의 지지를 붙잡고 싶은 스가 정권의 의도가 엿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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