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번지는 찰나.. '꼬마 소방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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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번지는 모습이 무서웠지만 위층에 살고 계신 분들이 떠올라 소화기를 집었어요."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전기 합선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되는데 정 군이 빠르게 대처하지 않았다면 큰불로 번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군은 "머릿속으로 그동안 배웠던 소화기 사용법을 떠올려 불을 껐다"면서 "위기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소방관이 꼭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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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났지만 2, 3층 이웃 생각해 용기"
소방관 꿈.. 평소 안전체험관서 익혀
6일 오후 전북 김제소방서에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앳된 목소리의 신고자는 당황하지 않고 현장 상황과 위치를 침착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소방대원에게 알렸다. 소방차가 현장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초등학생 한 명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당시 현장은 이미 화재가 진압돼 연기만 나고 있었다. 소방대원들이 도착도 하기 전에 발 빠르게 초동 대응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초등학생 정시율 군(13)이었다.
정 군은 이날 오후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들렀다가 냉장고 부근 콘센트에서 불꽃과 연기가 나는 걸 발견했다. 영업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식당에는 정 군뿐이었다. 당황할 법도 했지만 정 군은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알리고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는 가스 배관이 있었고 생맥주 등이 담긴 통이 있어 위험했지만 정 군은 소화기를 가져와 불을 끄기 시작했다. 정 군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연기를 보고 겁부터 났지만 2, 3층 주민분들이 떠올라 불을 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같은 상황이 와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했다.
하마터면 2, 3층 주택까지 불이 번질 수 있었지만 정 군의 침착한 대응 덕분에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전기 합선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되는데 정 군이 빠르게 대처하지 않았다면 큰불로 번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방관이 꿈인 정 군은 평소 부모님과 지역 119안전체험관을 찾아 소화기 사용법은 물론이고 심폐소생술 등 긴급상황 대응법을 익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체험관에선 화재 시 대응, 물놀이 안전 수칙 등을 체험을 통해 교육하고 있다. 정 군은 “머릿속으로 그동안 배웠던 소화기 사용법을 떠올려 불을 껐다”면서 “위기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소방관이 꼭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안전에 대한 조기 교육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면서 “아이들은 물론 시민들을 대상으로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공간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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