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조롱거리로 전락.. 뿌리부터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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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을 둘러싼 작금의 현실은 사법에 대한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하는 등 재판의 권위와 신뢰가 무너져 내려 뿌리부터 흔들리는 참담한 상황입니다."
이균용 신임 대전고등법원장(60·사법연수원 16기)은 9일 취임식을 통해 "정치권력, 여론몰이꾼, 내부 간섭 등 부당한 영향에 의연한 자세로 용기 있는 사법부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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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내부 "김명수 우회 비판"
이균용 신임 대전고등법원장(60·사법연수원 16기)은 9일 취임식을 통해 “정치권력, 여론몰이꾼, 내부 간섭 등 부당한 영향에 의연한 자세로 용기 있는 사법부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취임사는 설 연휴 기간에 법관들이 공유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고등법원장의 취임사는 최근 거짓말 해명 논란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62·15기)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라는 해석이 법원 내부에서 나온다.
이 고등법원장은 “헌법 1조 2항에 기초한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말은 집단적인 감정 표출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국민 정서’나 ‘국민의 의사’를 내세워 어떤 편향된 주장을 실정법에 우선시하려는 위험한 여론몰이가 온 사회를 뒤흔들고 법원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무너진 사법의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은 법의 지배를 실현한다는 ‘불변의 이념’을 기반으로 ‘변화하는 현실’에 대응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공정하고 충실한 재판 절차를 통해서만 갈 수 있는 외길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불변의 이념’을 가진 사람은 ‘변화하는 현실’에만 끌려 다니는 사람에 비교해 언제나 소수인 것 같지만 결국 이 소수가 역사를 전진시켜서 사회를 새로운 발전 단계로 들어가게 하였다”고도 했다. 취임사가 법원 내부에서 회자되자 이 고등법원장은 주변에 “누군가는 해야 될 말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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