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빨리 복원해야".. 文대통령, 3·1절 진전된 메시지 낼듯

최지선 기자 2021. 2.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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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외교의 최우선 순위 중 하나로 한일관계 개선을 꼽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요구하되 (강제징용,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에서는 적극적으로 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게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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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미래지향적 협력 노력".. 靑, 더 전향적 메시지 담으려 고심
文, 신년사서 "과거사-현안 분리".. '투트랙 구상' 구체안 담을수도
日 "한국이 해결책 내라" 태도 고수.. 전문가 "韓이 먼저 나서 설득해야"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외교의 최우선 순위 중 하나로 한일관계 개선을 꼽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번 기념사가 임기 말 한일관계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15일 “문 대통령의 3·1절 경축사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며 “한일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빨리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7월 도쿄 올림픽이 열릴 경우 2018년 평창 올림픽 때처럼 다시 남북 대화와 북-미 협상으로 이어질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한 일본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한일관계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3·1절 기념사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로 진전된 메시지를 담을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지난해 3·1절 기념사보다 구체적인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과거사는 과거사이고, 또 한일 간에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되는 것은 그것대로 또 해 나가야 되는 것”이라며 “과거사 문제들도 사안별로 분리해 서로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과거사와 한일 현안을 분리하는 ‘투 트랙’ 접근법을 밝힌 것.

따라서 이번 3·1절 기념사에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방향을 담은 문 대통령의 구상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주문하는 점도 청와대는 고려하고 있다. 1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내가 알기로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문 대통령과의 (각각) 통화에서 현재 한국과 일본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도 문 대통령이 내놓을 3·1절 기념사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의 배상을 명령한 강제징용 피해자 판결과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위안부 피해자 판결을 모두 부정하면서 “한국이 해결책을 가져오라”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해 해법을 협의하려 했으나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위안부 피해자 소송 판결이 나오면서 방일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일관계 전문가들은 강제징용, 위안부 피해자를 둘러싼 한일 양국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더라도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행동을 취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해 일본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요구하되 (강제징용,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에서는 적극적으로 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게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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