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이상 아스트라 접종, 美추가임상 결과 본 뒤 내달 재논의
美 임상 최종결과 4월 이후 나와 내달까지 효능 입증될지 미지수
1분기 접종 130만명→76만명 줄어.. 2분기 이후 접종 부담 더 늘어나
전문가 "대안 될만한 백신 없는데 고위험군 접종 미뤄 후폭풍 우려"
○ 3월 말에도 고령층 접종 ‘글쎄’
이날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산하기구인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65세 이상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접종이 미뤄진 고령 인원은 37만6724명에 달한다.
위원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과 사망 예방효과 등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다만 “65세 이상 연령층에서 백신 효능에 대한 통계적 입증이 부족하다”며 “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능 논란이 일 경우 백신 접종률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심의를 다시 거친 뒤 접종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3월 말까지 미국의 임상시험 자료 등 추가 자료를 확보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층에 접종할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미국의 3상 임상시험 대상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은 약 22%로 고령층 효과를 입증하기에 충분한 규모로 알려졌다. 하지만 4월에야 최종 임상이 완료될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임상) 중간 결과나 영국 등 이미 접종을 시작한 나라에서 접종 후 백신 효과 평가를 한 자료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최종 임상 결과가 아닌 만큼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
○ 전체 접종 일정 차질 우려
이는 당초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1분기(1∼3월) 접종 목표 인원 130만 명에 못 미치는 숫자다. 1분기 접종 인원이 줄어든 만큼 2분기(4∼6월) 이후 접종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초 정부는 2분기 900만 명, 3∼4분기 3000만 명 이상을 접종해 11월까지 전 국민 70% 집단면역을 완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정 청장은 이 같은 접종 쏠림 지적에 대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경우에도 9월 시작하면 10, 11월 두 달간 1500만 명 가까이 접종한다”며 “굉장히 무리가 따르긴 하지만 위탁의료기관, 접종센터 등 다양한 기관을 동원해 접종을 시행할 수 있게 체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 “대안 없는 접종 연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 접종을 미룬 것이 방역당국의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안이 될 만한 백신 도입이 안 된 상태에서 고령층 접종을 4∼8주 미루는 것인데 그사이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해지면 중증환자, 사망자가 다수 발생할 것”이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그런 이유로 다른 대안이 없으면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을 보호하고 의료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접종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어떤 걸 선택하는 게 고위험군에 더 이득이었는지를 잘 살펴야 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가 백신 접종 비용의 70%를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실상 ‘무료 접종’이 아니라는 이유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가입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목적으로 보험금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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