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을 갈망하는 당신에게[2030 세상/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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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생인 나는 아직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젊을 땐 모든 게 가까이 있는 것 같지. 미래니까. 하지만 나이가 들면 모든 게 멀리 있는 것 같단다. 과거니까." 그래서 젊은이들은 두려움에 떤다.
하지만 끝내 '젊음'과 '나이 듦'은 그 어떤 이분법적인 논리로도 정의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영화는 인물의 변화를 통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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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젊지 않은 나이엔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게 될까? 나이 드는 게 두려울 때면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의 영화 ‘유스(YOUTH)’를 본다. 이 영화는 삶에 무료함을 느껴 은퇴한 지휘자 ‘프레드’가 다시 무대에 서는 과정에서 젊음을 발견하는 영화다.
젊음이란 무엇일까? 젊음을 통과하는 이들은 모를 수 있다. 그럼 반대로 ‘나이 듦’이란 어떤 걸까? 영화에서 관찰한 나이 듦의 과정에는 이러한 특징이 있었다.
첫째로 나이가 든다는 건 아무나 보기 어려운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노년의 영화감독 ‘믹’은 연출부 아이들과의 회의를 끝내고, 곁에 온 친구 ‘프레드’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들 참 아름답지 않나? 대본 작업하는 걸 보면 뭉클해. 아주 열정적이야.” 곯아떨어진 젊은이들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 둘 보이나? 사랑에 빠졌는데 본인들은 아직 몰라.” “어떻게 알아?” “그냥 아는 거야.”
둘째로 나이가 든다는 건, 모든 게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젊을 땐 모든 게 가까이 있는 것 같지. 미래니까. 하지만 나이가 들면 모든 게 멀리 있는 것 같단다. 과거니까.” 그래서 젊은이들은 두려움에 떤다. 곧 들이닥칠 손님에게, 뭐라도 내놓아야 할 텐데, 뭐가 최선인지 몰라 걱정스럽다. 때론 두려움 그 자체에 빠져 선택을 미루기도 한다. “부디, 쓸데없는 공포심에, 시간을 낭비하는 일 없기를.”
하지만 끝내 ‘젊음’과 ‘나이 듦’은 그 어떤 이분법적인 논리로도 정의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영화는 인물의 변화를 통해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초라하지 않은 이 없지만, 그중 가장 굴욕적인 인물이 있으니 ‘레나’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그녀의 인생은 흙먼지를 일으키며 내동댕이쳐지는 일의 반복이다. 슬픔을 마주하고, 스스로를 가엾게 여기다가, 100% 확신은 없지만 슬그머니 용기를 내보는 것. 그렇게 레나는 새로운 남자의 어깨에 올라, 지금까진 보지 못했던 풍경을 보게 된다.
고급 호텔에서 죽음만을 기다리다, 새로운 도전을 하려는 노인에게 의사는 말했다.
“여기서 나가시면 뭐가 기다리는지 아세요?”
“뭐가 있죠?”
“YOUTH(젊음).”
결국 그것은 스스로 기회를 주는 자에게만 생겨나는 효력이었다. ‘젊음’이란, 더 이상의 기대가 없을 때, 한 번 더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행위이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 진부한 말도 어떤 영화는 믿게 만든다.
정성은 콘텐츠제작사·‘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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