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원하는 애플카 옆에 누가 남을까?

황시영 기자 2021. 2. 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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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이어 닛산과도 협력 논의 결렬.. 폭스콘, 마그나 위탁생산 가능성도 거론
/사진=애플허브 인스타그램

애플이 현대·기아차에 이어 일본 닛산과도 애플카 협력을 논의했다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상이 잇달아 무산되면서 애플이 사업 파트너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외신들은 지금처럼 애플이 완성차 업체에 '단순 하청'을 바란다면 선택지가 별로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NN비즈니스는 최근 테슬라에서 포드, 혼다에 이르기까지 많은 회사들이 후보군에 거론되지만 실질적으로 애플이 가진 선택지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주도권을 다 쥐길 바라는 상황에서 자동차 제조사들로선 애플과 협력한다고 해도 별다른 이익을 도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칫 대형 자동차업체가 하청업체로 인식될 위험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동차산업의 폭스콘 역할을 꺼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폰 등 제조에 있어 대만 기업 폭스콘과 애플은 협력사지만 양사가 동등한 관계는 아니라는 점을 빗댄 말이다.

닛산 "애플카 안해", 폭스바겐 "애플이 두렵지 않다"
FT는 14일(현지시간) 애플이 일본 닛산과 비밀리에 자율주행차 생산을 위한 논의를 했지만 더 이상 진척이 없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닛산에게 '애플 브랜드를 단' 전기차 생산을 요청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아슈와니 굽타 닛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IT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지만 그들의 서비스를 우리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프랑스 르노와 일본 미쓰비시와 제휴를 맺고 있는 닛산이 애플의 전기차 생산 계획에 적합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닛산은 2010년 전기차 리프(Leaf)를 출시한 기술력을 갖췄고 미국에도 생산 공장을 두고 있어 유리하다는 시각이 있었다.

같은 날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는 독일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두렵지 않다"면서 "자동차산업은 단번에 진입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애플이 준비하고 있는 자율주행 전기자동차가 자동차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뜻이다.

CNBC는 아무리 애플이어도 IT기업이 완성차 산업으로 진출하는 데는 장벽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완성차 산업은 리드타임(생산 시작부터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이 긴 자본집약적 사업이며, 엄격한 안전 규제를 충족해야 하고 소비자 가전보다 마진이 훨씬 더 작기 때문이다.

[쿠퍼티노=AP/뉴시스]팀 쿡 애플 CEO가 2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애플 ‘WWDC(세계 개발자회의) 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탑재될, 다양한 혁신적 기능을 탑재한 새로운 운영체제(OS) ‘iOS 14’를 공개했다. 2020.06.23.
전문가 "하청 원하는 완성차업체 없다"
코메르츠방크의 데미안 플라워스 자동차부문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자사 제품에 있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통제하려 할 것"이라면서 "애플이 원하는 것은 하청업체이지 파트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이 꼽는 애플 협력사 후보군에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혼다, 닛산, 마쓰다, 스텔란티스(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 합병사)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애플이 첨단 기술을 통합한 자율주행 전기차에서 기술과 지식을 '공유'하지 않는 이상 굴지의 회사들이 애플과 힘을 합칠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플라워스 애널리스트는 봤다. 그는 "애플은 같은 목표를 가진 회사를 돕지 않을 것"이라면서 "애플은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을 것이다. 애플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생산량 증가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애플이 원하는 파트너는 기술을 공유하고 밀접한 협력을 맺을 회사가 아니라 아이폰 조립회사처럼 애플의 주문을 받아 적은 이윤을 남기고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회사라는 지적이다. 자체적인 자율주행 기술과 운영체제를 만들고자 하는 자동차회사들은 제2의 폭스콘이나 페가트론으로 전락하는 일을 피하려 할 터다.

다만 전기차나 자율주행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을 여력이 되지 않는 회사들은 비교적 애플과의 협력에 열려 있을 것이라고 독일 은행 메츨러의 주르겐 파이퍼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대만 타이페이에 있는 폭스콘 건물/사진=AFP
아이폰 만드는 폭스콘도 가능? 위탁생산도 선택지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현대·기아차, 일본의 닛산, 대만의 폭스콘 등 5개 업체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최근 공시를 통해 "애플과 합작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콘은 이미 애플과 합작해 아이폰 및 아이패드 등을 생산하고 있다. 폭스콘은 세계 최대의 전자기기 위탁생산업체이지만 이미 전기차 생산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폭스콘은 지난해 10월 전기차 섀시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개했다. 또 2024년까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를 공개할 예정이다. 폭스콘은 지난해 크라이슬러와 합작 투자를 통해 중국에서 전기차를 개발, 제조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이외에 세계2위 자동차 부품공급 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 유럽의 자동차 합작기업인 스텔란티스도 협력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마그나는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BMW, 재규어 등의 자동차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마그나와 함께 1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부품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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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영 기자 apple1@,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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