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유흥업소 영업금지 풀렸지만 손님은 0명.."의미 없는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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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에 끝나는 유흥주점에 누가 오겠습니까."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해제된 인근의 일반 주점에는 모처럼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오후 10시까지로 영업시간이 제한된 유흥주점을 찾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업주는 "유흥주점이라지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을 제외하면 일반 주점과 다를 바 없다"며 "노래방과 일반 주점은 영업시간을 풀어주고 유흥주점만 제한하는 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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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밤 10시에 끝나는 유흥주점에 누가 오겠습니까."
15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완화되며 3개월 만에 간판 불을 훤히 밝힌 광주 상무지구 한 유흥업소는 기대와 달리 단 1명의 손님도 받지 못했다.
월요일 저녁인데다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추운 날씨 때문만은 아니었다.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해제된 인근의 일반 주점에는 모처럼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오후 10시까지로 영업시간이 제한된 유흥주점을 찾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간단히 술을 마신 다음에 오는 곳이 유흥주점이에요. 손님들이 입장하는 시간에 영업을 마치라고 하니 문을 열어도 의미가 없습니다."
3개월 가까이 문을 닫았던 탓에 월세로만 벌써 수천만원의 빚을 진 업주 이모(53) 씨는 깊은 한숨과 함께 열리지 않는 출입문을 바라볼 뿐이었다.
시시각각 빚이 늘어가는 게 뻔히 보이는데도 폐업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별도의 비용을 들여 매장 인테리어를 뜯어내고 원상복구를 해야 하는데, 수억원을 들여 매장 인테리어를 꾸민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고 했다.
말 그대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씨는 "평생 모은 돈을 지난 1년간 다 털어 넣었다"며 "배부르게 못 먹더라도 최소한 빚은 안 지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적어도 다른 업종들처럼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영업 가능 시간을 조정해 달라는 게 이씨의 바람이었다.
이씨는 또 "강제로 영업을 못 하게 했으면 그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정부는 나 몰라라 하면서 힘없는 자영업자에게 피해를 모두 감당하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근의 또 다른 유흥주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손님들이 부르는 노랫소리가 매장 로비에 들려왔지만 사실 이들은 업주가 인맥을 총동원해 끌어들인 지인들이었다.
사실상 제 발로 찾아온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영업 금지 시절엔 직원들과 함께 배송 업체에서 배송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신히 버텨왔다는 그는 밤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는 조치에 분통을 터트렸다.
업주는 "유흥주점이라지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을 제외하면 일반 주점과 다를 바 없다"며 "노래방과 일반 주점은 영업시간을 풀어주고 유흥주점만 제한하는 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 제한으로 입은 피해를 보상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무조건 닫으라고만 하면 자영업자를 죽이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며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킬 테니 제대로 영업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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