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백기완 빈소 늦은 밤까지 정치인 조문행렬 "광장 수호신 같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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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중운동사의 '큰 어른'이었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5일 별세한 가운데 빈소에는 여야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백 소장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조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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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에 여야 정치인 발걸음 줄이어
학계와 시민사회단체도 애도 물결
한국 민중운동사의 '큰 어른'이었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5일 별세한 가운데 빈소에는 여야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백 소장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조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유족들이 조문을 받기 시작한 직후 빈소를 찾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는 백 소장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기자 시절 찾아뵙기도 했고, 국회의원 시절에는 응원 메시지를 주기도 했다"며 "늘 건강이 염려됐는데 너무 빨리 가셔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또한 "언제나 길에서 만났던 분"이라며 "현장에서 뵐 때마다 꼭 닮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께서 가셨던 길을 열심히 뒤따라가겠다"고 밝혔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199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백 선생님 선거운동원이었던 것이 큰 영광이었다"며 "젊은 사람들 용기 잃지 말라고 격려하셨던 어른인데, 나도 백 선생님처럼 이 시대 청년들과 어깨를 함께 나란히 걸고 나서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이날 빈소를 찾아 "1964년 한일회담에 반대하는 학생 운동을 할 때 선생님을 처음 만났다"며 "백 선생님을 비롯해 민주화운동 1세대가 모두 돌아가셨는데, 그 뜻을 다 못 이뤄서 죄송스런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정의당에서도 배복주 부대표를 비롯해 장혜영·류호정·강은미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최강욱 의원을 비롯해 김진애, 강민정 등 열린민주당 의원들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학계를 비롯한 시민사회계에서도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도 유족들과 인사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민중운동의 큰어른이셨고 나한테는 큰 형님 같은 분이었다"며 "늘 마음으로 존경하는 선배였는데, 이렇게 가시니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현기영 소설가도 "남북간 이념 격차에도 불구하고 서로 인정하면서 화해와 협력해 나갈 길이 있다"며 "그렇게 나아가는 게 백 선생의 뜻을 이어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용균이 사고 후 빈소에 부축을 받으면서까지 오셔서 너무 감격하면서도 속상해 어쩔 줄 몰랐다"며 "이렇게 갑작스럽게 운명하시니 이제는 누가 그런 일에 나서 주실까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늦은 오후까지도 조문행렬은 이어졌다. 오후 7시10분쯤 빈소를 찾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987년 전대협이 출범할 때 그 자리에 오셔서 강연해 주셨는데,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게 들린다"며 "선생님 영전에 마음 속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조문을 마친 뒤 "아버님(백 소장)과 '데이트 장소'는 늘 광장이었다"며 "언제 가더라도 늘 그 자리를 지키는 수호신 같은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많은 민주통일운동 원로가 계시지만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나 농민, 세월호 가족처럼 민초들의 삶과 실천에 중심을 둔 분은 (백 소장이)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라며 "앞으로도 늘 광화문광장에는 백 선생님의 자리가 놓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박재연 기자 repla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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