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학대 교사, 미안하단 말조차 없어..피해가족은 가슴 치며 눈물

피해 어린이 학부모들 "강력처벌" 시위

학대 피해 아동 부모들이 법원에 출석하는 보육교사를 바라본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인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장애를 앓고 있는 원생을 포함한 10명의 아이들을 학대한 교사 6명 가운데 2명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 호송차량에서 내린 이들은 “아이를 폭행한 혐의를 인정하느냐”, “피해 아동 부모들에게 할 말이 없냐”, “아이들한테 미안하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어린이집 교사 A(30대)씨 등 2명은 15일 오후 1시54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이들이 도착하기 전부터 인천지검 정문 앞에 모인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판사님 도와주세요.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위해 원장과 교사 꼭 구속수사 해주세요”, “강력한 처벌 구속수사 하라”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학대 피해 아동 부모가 법원에 출석하는 보육교사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장애아동 등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인천 한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와 B씨가 15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 등 교사 2명은 지난해 11~12월 사이 인천 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장애를 앓고 있는 원생 B(5)군과 C(1)군 등 10명의 원생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2월 A씨 등 3명의 교사가 분무기를 이용해 B군의 머리에 물을 뿌리거나 C군의 몸을 손으로 폭행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어린이집에서 다니는 다른 원생들에 대한 학대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폐쇄회로(CC) TV 영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추가 학대 정황을 포착했다.

A씨 등 6명의 교사는 10명의 아이들을 상대로 분무기를 이용해 머리에 물을 뿌리거나 손으로 머리채를 잡아 폭행하는 장면 등이 확인됐다. 특히 한 교사는 원생을 사물함에 넣고 문을 닫는 행동을 보이거나 긴 베개를 휘둘러 한 원생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날 한 교사로부터 무려 100여번의 폭행을 당했다는 한 아이의 부모는 “현재 제 아이는 학대 트라우마로 인해 실내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상태이며 잠에 들기 전에도 울다 지쳐 잠들고 있는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원장을 포함한 모든 교사를 구속한 상태에서 수사를 하기 바란다”며 “특히 그 중에서도 교사 2명에 대해서는 구속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구속 촉구를 위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어린이 학부모들은 “가해교사들은 1월20일경 휴대전화 메시지로 피해 아동 엄마들에게 사과문을 보냈는데 어떤 사과문에는 제대로 피해 당사자의 이름도 적혀 있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사과문 내용은 ‘훈육 차원’이었다는 변명 뿐, 제대로 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교사는 한 명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가해 교사들에 대한 구속 여부가 나올 때까지 법원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A씨 등 2명의 교사의 구속 여부는 이날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