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원조사' 진실게임서 美·中 파워게임으로

이귀전 2021. 2. 1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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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 결과 발표 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의 자료 제공 여부를 놓고 조사팀 내 '진실게임'이 벌어지면서 코로나19 기원 조사는 과학적 입증보다는 미국 등 서방과 중국 간 '파워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형국이다.

코로나19 기원 조사가 국가 간 파워게임으로 흐르는 건 중국이 초기 발병 사례 자료를 WHO 조사팀에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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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결과 발표 뒤 논란 증폭
과학적 입증보다는 中·서방 대결
中 자료 제공여부 놓고 입장차 커
中매체 "서방, 中음모론 거짓 보도"
美 이어 英도 "모든자료 협력해야"
WHO 조사팀원도 의견 엇갈려
"中 자료 거절" "전파경로·정보얻어"
WHO팀 "1년전 우한에 변이 13종"
濠 대학교수 "코로나 발견 전 전파"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을 이끄는 피터 벤 엠바렉 박사가 지난 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 경로를 보여주는 차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우한=A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 결과 발표 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의 자료 제공 여부를 놓고 조사팀 내 ‘진실게임’이 벌어지면서 코로나19 기원 조사는 과학적 입증보다는 미국 등 서방과 중국 간 ‘파워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형국이다.

1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 등에서 미국이 WHO 조사 보고서에 중국 정부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발병 초기부터 모든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여론조작으로 WHO 전문가들의 보고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일부 서방 언론이 중국에 대한 음모론을 과장하기 위해 거짓 보도를 했다”며 “중국을 비방하기 위해 전문가들 발언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요즘 홍콩 등 문제로 중국과 갈등하는 영국은 즉각 미국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우리는 그들(조사팀)이 완전한 협력을 얻고, 필요한 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우려를 공유한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자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WHO의 조사 보고서에 중국 정부가 개입하거나 이를 변경해서는 안 되고, 보고서는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중국의 비협조를 비판하는 성명을 지난 13일 발표했다. 이에 주미 중국대사관은 대변인 성명으로 “미국은 다른 국가 탓만 한다”고 맞대응했다.

코로나19 기원 조사가 국가 간 파워게임으로 흐르는 건 중국이 초기 발병 사례 자료를 WHO 조사팀에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에 나선 세계보건기구(WHO) 팀원들이 지난 1월 28일 2주간 격리 생활을 했던 중국 우한 시내 제이드 부티크 호텔을 떠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다국적 전문가로 구성된 WHO 조사팀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현장 조사에 나서 바이러스 샘플 수집 등을 통해 코로나19의 기원을 추적할 예정이다. 우한=EPA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은 WHO 조사팀 일원인 호주 미생물학자 도미닉 드와이어 등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발병 초기였던 2019년 12월 우한에서 확인된 174건의 확진 사례에 관한 세부 자료를 제공해달라는 요청을 중국이 거절했다”며 “기초 데이터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얼마나 일찍,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졌는지를 분석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같은 조사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조사팀 존 왓슨 교수는 BBC에 “중국 당국이 제공한 많은 정보를 보았다”고 했고, 미국 출신 동물학자 피터 다작 역시 트위터에 “중국 동료들이 솔직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느낀다”는 글을 올렸다.

조사팀을 이끈 페터 벤 엠바렉 박사는 CNN에 “우한에서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을 때 이미 유전자 서열이 상이한 13종의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한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며 “이는 우한에서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돌고, 감염자가 1000명 이상이었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데이터를 2019년 중국의 광범위한 환자 임상 데이터와 함께 분석하면 그해 12월 이전의 감염에 대한 지리적 정보와 바이러스 발생 시기 등에 관한 중요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시드니대 감염병 전문가 에드워드 홈스 교수도 “이 데이터들은 우한 화난 수산물시장에서 코로나19가 발견되기 전에 수수께끼 전파 기간이 있었다는 분석과 일치한다”고 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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