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큰고니 수백 마리 겨울나기 포착
[앵커]
멸종위기생물로 지정된 `큰고니` 수백 마리가 경기도 안산 시화호 등지의 담수호에서 겨울나기를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혹고니`도 수십 마리가 발견돼 겨울 신사의 기품을 선보였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간척사업이 예정된 한 습지에 겨울철새 `큰고니`들이 찾아왔습니다.
하얀 솜사탕 같은 깃털을 뽐내며 우아하게 노닐 때는 귀족같지만, 먹이를 먹으려고 물속에 고개를 넣고 엉덩이를 치켜든 모습은 우스꽝스럽습니다.
깃털이 아직 회색인 것은 새끼이고, 순백색의 깃털과 노란 부리를 갖춰야 어른이 됩니다.
날씨가 춥거나 휴식을 할 때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머리를 날개 안으로 완전히 감춥니다.
[최종인/안산시 환경생태전문위원 : "부리를 내놓으면 체온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날개 밑에 감추고 그렇게 해서 체온을 유지하는 거죠. 얼음 위에서나 쉴 때는 항상 그렇게 하고 있죠."]
겨울철에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큰고니`는 약 7천 마리, 절반은 낙동강 하구로 내려가지만, 시화호 부근에서 이렇게 수백 마리씩 겨울나기를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겨울 진객` 큰고니의 우아한 날개짓과 울음소리 하나까지 탐조객에게는 진귀한 자연의 모습입니다.
[김남국/사진 작가 : "영역 싸움인지, 서열 싸움인지 모르지만 큰 소리를 많이 내더라구요. 그런 모습들이 생생하게 자연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동화 `미운오리새끼`의 주인공으로 부리가 주황색인 `혹고니`도 수십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평균 수명 28년에 평생 일부일처인 `혹고니`는 약 100마리만 우리나라에서 월동을 하며 가족의 사랑을 키워갑니다.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있는 고니들은 3월 초에는 산란을 위해 다시 북쪽으로 날아갑니다.
KBS 뉴스 박재웁니다.
박재우 기자 (pj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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