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백기완 소장 빈소에 각계 조문 행렬..여야·시민사회 깊은 애도

이진철 2021. 2. 1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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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타계 소식이 알려진 백기완(향년 89세)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조화나 화환, 근조기는 눈에 띄지 않았다.

유족이 조문을 받기 시작한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는 기자 시절에 백 소장과 맺은 인연을 언급하며 "국회의원 시절에도 재벌개혁과 검찰개혁이 힘들 때마다 힘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박용진·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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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소장 뜻 따라 조화 받지 않아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15일 오전 타계 소식이 알려진 백기완(향년 89세)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조화나 화환, 근조기는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시민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유족이 조문을 받기 시작한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는 기자 시절에 백 소장과 맺은 인연을 언급하며 “국회의원 시절에도 재벌개혁과 검찰개혁이 힘들 때마다 힘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언제나 길에서 만났던 분이다. 이 시대의 절망하는 사람들 앞에 언제나 함께하셨다”며 “선생님이 가신 길을 열심히 뒤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987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를 출범할 때 충남대 운동장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강연해주신 일이 생생하다”며 “노동자와 민중의 벗이 돼 사신 삶을 이어가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박용진·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박 의원은 “백 선생님이 1992년 대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해 영광으로 기억된다”며 “휘날리는 머리카락으로 항상 저희 곁에 계실 줄 알았는데 씁쓸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를 포함해 장혜영·류호정·강은미 의원, 권수정 서울시의원 등 정의당 관계자들도 빈소를 찾았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비정규직 노동자나 농민, 세월호 가족 등 이렇게 민초들의 삶에 중심을 둔 분은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며 “늘 광화문 광장에는 백기완 선생님의 자리가 놓여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 고문은 1964년 한일회담 반대 운동 당시 백 소장을 처음 만나 민주수호청년협의회 등 민주화 운동을 함께한 과거를 회고했다.

김진애·최강욱·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들도 빈소를 방문했다. 최강욱 의원은 “앞서서 가셨으니 산자로서 고인의 뜻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원혜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년 백기완 선생이 민족통일을 위해 한 노력은 앞으로도 살아서 우리 통일을 앞당길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이상주의자로 살다 가셨지”라는 짧은 말을 남겼다. 송영길 의원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도 잇따라 조용히 조문을 마치고 떠났다.

남인순 의원과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함께 빈소를 방문했으며, 김 부의장은 “한 시대가 가는 것을 느낀다. 백기완 선생님 말씀과 정신은 모든 사람 가슴 속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 공지영 작가,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석 성공회대학교 총장 등이 조화와 화환 등을 보냈지만 장례위원회는 모두 돌려보냈다.

장례위원회는 “선생님의 뜻에 따라 조화를 받지 않는다. 선생님은 (생전) 조화를 보낼 값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부터도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진철 (che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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