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소비 확산·구독 경제 트렌드..온라인 식품시장 거래 40조원 돌파
[경향신문]
전년 대비 62% 증가 ‘슈퍼 호황’
유기농 식품 등 가치소비도 급증
유통업계, ‘충성고객’ 확보 경쟁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식품시장이 역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식품의 신선도를 직접 확인하던 소비 행태가 온라인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가치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유기농 식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도 급증했다.
15일 통계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43조4000억원으로, 전년(26조7000억원)보다 62.4% 늘었다. 이 가운데 음식 서비스 거래(17조4000억원) 증가율이 78.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농축수산물(71.4%), 음식료품(48.3%) 등의 순이었다. 거래 수단별로는 모바일쇼핑 거래액이 35조1000억원으로 70.0%, 인터넷쇼핑이 8조3000억원으로 36.5% 증가했다.
비대면 소비 확산은 고객들이 제품을 ‘온라인 구독’하는 추세와 맞물려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7.2%가 식품 구독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이에 식품업계도 다양한 유통 채널을 만들거나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충성 고객’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CJ제일제당은 온라인몰 ‘CJ더마켓’의 프리미엄 멤버십인 ‘더프라임’ 제도를 개편했다. 가입장벽 완화, 구매혜택 확대, 독점행사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롯데푸드는 롯데푸드몰에서 매월 정해진 시기에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이.달.먹(이달엔 뭐 먹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롯데제과는 ‘롯데스위트몰’을 통해 과자 정기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를 운영한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12월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를 대폭 확대한 온라인 통합 플랫폼 ‘프레딧’을 선보였고, 푸르밀은 본사 직영 ‘푸르밀 브랜드 스토어’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개점했다.
가정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자 신세계푸드는 올해 온라인용 소포장 육류 간편식 제품을 기존 23종에서 30여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육류로 유명한 맛집들과 협업해 간편식을 개발하고 이를 온라인으로 판매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동원F&B는 오는 4월 온라인 사업부문을 떼어내 자회사 ‘동원디어푸드’를 신설한다.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는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 소비 성향도 온라인에서 뚜렷해지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유기농 전문 온라인몰 ‘달리살다’는 지난해 11월 개장 후 매출이 250% 늘었다고 밝혔다. 유료 멤버십 가입자 수도 213%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 1·2위는 달걀(460%)과 우유(325%)가 차지했다. 달리살다는 동물복지 인증 농가에서 유기농 사료를 먹고 자란 닭이 농장을 돌아다니며 낳은 달걀만 판매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동물복지와 사육환경까지 꼼꼼히 살피는 고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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