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무비자 입국 중단 1년..미등록 체류자 줄었지만 관광산업 큰 타격
[경향신문]

중국인 많이 찾던 카지노 8곳
장기 휴업하거나 단축 운영
면세점·식당·숙박업도 고전
미등록 체류자 2713명 감소
외국인 범죄도 14.1% 줄어
“코로나 끝나야 무사증 재개”
15일 오전 찾은 제주공항 국제선 출발장은 고요했다. 분주하게 항공기 출발소식을 알렸던 전광판은 꺼진 지 오래고 항공사 데스크 역시 텅 비었다. 설연휴를 즐긴 후 제주를 빠져나가려는 막바지 관광객 행렬로 북적대는 바로 옆 국내선 출발장과 대비되면서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무사증(무비자) 입국이 중단되면서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크게 감소했다. 외국인을 상대로 한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은 반면, 미등록 체류자(불법체류자)도 함께 줄어드는 등 무사증 입국 중단에 따른 지역사회 명암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제주도관광협회 집계 결과 지난해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21만2767명으로, 2019년(172만6132명)에 비해 8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주 전체 관광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11.3%(2019년)에서 2.1%로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다. 제주도 역시 2002년부터 도입해 18년간 운영했던 무사증 입국제도를 지난해 2월4일 중단했다.
무사증 입국 제도는 10여개 입국 불허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관광을 목적으로 제주를 찾는 경우 비자 없이 입국해 30일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무사증 입국 중단으로 제주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만 주당 150편에 달했던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도착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었던 카지노 8곳은 장기 휴업 중이거나 단축 운영을 하고 있다. 면세점 역시 4개월간의 임시 휴업 끝에 문을 열고 일부 영업을 하고 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받던 대형 식당과 숙박업소, 여행사도 휴업하거나 문을 닫았다.
반면 무사증 입국제도의 중단으로 매해 증가하던 미등록 체류자의 가파른 상승세는 꺾였다. 법무부 집계를 보면 제주지역에서 체류 기간을 넘긴 미등록 신분의 외국인 누적 인원은 2011년 448명에서 2013년 1285명, 2016년 7788명, 2019년 1만4732명으로 크게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1만2019명으로 2713명 감소했다.
외국인 범죄도 629명으로, 전년(732명)에 비해 14.1% 줄었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야 무사증 제도를 다시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코로나19의 종식을 우선으로 보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코로나19가 끝난 후 포스트 코로나 대책으로 무사증 입국 제도 재운영을 거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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