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조선인이 우물에.." 일, 100년 된 유언비어 재활용
첫째 브리핑 < '100년이 지나도' > 입니다.
"조선인이 후쿠시마 우물에 독을 넣는 걸 봤다"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하시죠?
지난 주말 후쿠시마현 강진 발생 이후 트위터에 올라온 글입니다.
21세기에 우물이라 이상하죠?
이 글, 사실 1923년 대지진 후에 퍼졌던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유언비어 빗대 겁니다.
일종의 재활용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이렇게 가볍게 재활용할 만한 유언비어 맞을까요?
당시 이 유언비어, 약 6천 명의 조선인이 학살된 '간토 학살'의 원인이 됐습니다.
[영화 '박열' 예고편 : 관동 일대에 진도 7.9의 대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조선인이 상수도에 독을 살포… 자경단이 눈에 띄는 대로 조선인들 죽이고 있잖아.]
누가 이런 소문을 믿었을까 싶지만 땅이 흔들리고 마음이 흔들리면 황당한 얘기도 믿게 되는 모양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숨겨진 발톱자국' : 우리는 무서워서 벌벌 떨었어요. 그때는 조선인이 무서운 사람이란 것이 어린 마음에 완전히 각인돼 버렸죠.]
이 황당하고 오싹한 유언비어가 거의 100년이 지나 다시 한번 재활용된 겁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대지진 후 일본인 여성을 성폭행해온 다른 민족을 잊으면 안 된다' 이런 주장도 트위터에 올라와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됐습니다.
결국 현지 언론도 대규모 재해 때마다 유언비어 확산이 반복되고 있다, 이렇게 지적하고 나섰는데요.
이웃나라의 강진, 우려스러운 일이고 우리가 위로를 건네야 할 일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혼란만 벌어지면 그걸 기회 삼아 두 나라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일부 네티즌들, 이런 사람들 위한 위로까지 굳이 남겨둬야 할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다음 브리핑 < "그만하시죠" > 입니다.
"박원순 시장은 롤모델이고 동지였다"
서울시장 예비후보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최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죠.
이 글에 대해 박 전 시장 사건의 피해자는 자신에겐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란 입장 밝혔습니다.
결국, 우 의원, 오늘 한 인터뷰에서 이런 해명 내놨는데요.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전체를 롤모델이라기보다 내 혁신의 롤모델이다… 이분의 인생 전체가 내 롤모델이다, 이렇게 돼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정책을 배우겠다는 거다, 이런 해명입니다.
박 전 시장 유족을 비공개로 위로할 순 없었냔 질문엔 이렇게 답했는데요.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비공개로 전달할 생각은…?) 그만하시죠. 제가 충분히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이런 입장 밝힌 우 후보 향해 여성단체들, 사퇴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신지예/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 전 국민이 보는 곳 앞에서 박원순 시장을 두둔하는 (시장) 후보자가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이런 상황, 야당에서 또 그냥 넘길 리 없겠죠.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각을 세웠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지금 여당이 해야 할 일은, 범죄 피의자 시장이 자신의 롤모델이라는 정신 나간 후보를 즉각 사퇴시키는 것입니다.]
우 후보는 또 우 후보대로 이런 안철수 후보 향해 '철새 퇴출론' 꺼내들었는데요.
당적 여러번 옮긴 안 후보야말로 정치권을 떠나야 한다, 이런 주장입니다.
사실, 이 편이든, 저 편이든, 어느 편이든 박 전 시장 건만 나오면 목소리를 높이는 건, 보궐선거 앞두고 박 전 시장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놓는지가 지지표 혹은 반대표를 결집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 때문이겠죠?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일상으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피해자 측의 호소, 정치권에선 잘 접수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백브리핑,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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