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제3지대 경선 안갯속..속타는 야권
[경향신문]
국민의힘 후보들이 제안한
연립시정에 국민의당 ‘거부’
안철수·금태섭 토론 갈등
에김종인 “안, 혼자 살겠다는 것”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최대 변수는 후보 단일화다. 단일화만 되면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팽배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당장 국민의힘 후보들이 제시한 서울시 공동운영(연립시정)을 두고는 야권 내 이견이 돌출했다. 안철수·금태섭 후보 간 제3지대 경선은 난항 끝에 가까스로 토론회 일정을 잡았다. 단일화가 여전히 ‘첩첩산중’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5일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공동운영은 잘못된 용어 선택”이라며 “정책이나 공약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참여했던 후보자들 간 시정에 관여한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어 용어 선택은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나경원·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제안한 서울 연립시정의 ‘방식’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에서도 연립시정을 두고 반론이 나온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연립정부라는 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서울시에 연립정부라는 게 어떻게 형성될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취지다. 이 때문에 ‘연립시정이 구체화되면 단일화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일각의 기대는 힘이 빠지게 됐다. 최종 단일화를 앞두고 후보들 간 대립이 과열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안·금 후보 간 제3지대 경선도 순탄치 않다. 양측은 예정대로라면 이날 첫 토론회를 열었어야 했다. 그러나 토론방식 등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무산됐다. 양측은 이날 오후에야 가까스로 18일 개최키로 합의했다. 안 후보 측은 그간 “단일화 과정에서 TV토론은 한 번으로 제한한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과거 유권해석을 근거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선관위와 금 후보 측은 이는 어디까지나 과거 선례인 만큼, 토론을 한 번만 해야 한다고 결론지을 순 없다고 봤다. 양측은 토론을 자유 주제로 할지, 사전에 합의한 주제로 할지를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18일 토론은 두 가지 방식을 섞어 진행키로 했다.
안·금 후보의 토론회가 한 차례 무산되자 김 위원장의 ‘안철수 비판’도 다시 시작됐다. 그는 비대위 회의에서 “단일화는 한 사람의 개인기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팀플레이로 이뤄지는 필승 전략”이라며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쪽(금 후보)은 자유롭게 토론하자고 하고, 한쪽(안 후보)에서는 고정된 질문·답변만 하자는데 그렇게 해선 토론이 될 수가 없다”며 “국민이 물어보는 사안에 대해 자유자재로 답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정치인”이라고 지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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