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돌봄교실.."코로나에 대체 교실 못 구해"
<앵커>
발암물질 석면이 남아있는 학교들에서 제거 공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동안은 석면 공사와 상관없이 돌봄교실을 운영할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안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교 3학년 딸을 홀로 키우는 A 씨는 학기 중 딸을 학교 돌봄 교실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방학과 함께 딸 학교에서 석면 제거 공사가 시작됐고 돌봄 교실은 문을 닫았습니다.
딸을 맡길 곳은 따로 사는 80대 노모뿐이었습니다.
[A 씨/학부모 : 항상 제가 죄송하죠. 어쩔 수 없으니까요. 안 그랬으면 일을 못 나가거나 애를 혼자 집에 놔두고 나가는 방법밖에는 없었어요.]
석면 제거 공사가 시작되면 학교 측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돌봄 교실을 학교 밖으로 옮겨야 합니다.
예년에는 손쉽게 이웃 학교나 종교시설에서 돌봄 공간을 빌릴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바꾸었습니다.
[학교 관계자 : 난색을 표하죠. 코로나 때문에 더 힘든 거죠. 우리 학교에서도 (학생이) 다른 학교에서 온다고 하면 부담스럽죠.]
서울과 인천 두 지역을 조사해보니 석면 공사를 하는 초등학교 56곳 가운데 10곳이 대체 공간을 찾지 못해 돌봄 교실을 중단했습니다.
학생들은 뒤늦게 지역아동센터에 도움을 청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 대기 인원이 줄을 서고 있어요. (그래서) 돌봄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데 저희들도 대기자로 받는 것 외에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고….]
학부모들이 일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아이들을 돌볼 수밖에 없는 상황.
교육 당국은 오는 2027년까지 석면 제거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인데, 그 사이 돌봄 교실이 중단되지 않도록 대안 마련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원형희, VJ : 신소영)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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