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금태섭 단일화 '삐걱'.. 김종인 "혼자 살려다 다 죽어"
이현미 2021. 2. 15. 21:01
야권, 서울시장 보선 '단일화' 위기감 고조
安·琴 방식 이견.. 첫 TV토론 무산
국민의당 "선관위 토론회 1회 규정
예비경선 보다 결선 때 써야" 이견
琴 "토론 형식 등 이미 案 다 드려"
安측 소극적 태도 등 문제 삼아
安·琴 방식 이견.. 첫 TV토론 무산
국민의당 "선관위 토론회 1회 규정
예비경선 보다 결선 때 써야" 이견
琴 "토론 형식 등 이미 案 다 드려"
安측 소극적 태도 등 문제 삼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지대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 방식을 놓고 갈등을 노출하며 15일로 예정됐던 첫 토론이 무산됐다. 이들의 협상 과정은 향후 국민의힘과 진행될 단일화 논의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야권 단일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서울시 연립정부 구상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단일화 여지를 키웠지만, 향후 양측이 단일화 실무협상에 돌입하면 곳곳에서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상대방만 보고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흠집이라도 내겠다는 생각은 결국 여당만 이롭게 한다”며 “자신도 지고 상대도 지게 만드는 ‘패배자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선의의 경쟁을 하는 동료라는 생각으로 함께 뜻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 측과 갈등을 노출하며 TV토론이 무산된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안 대표는 “TV토론은 당연히 하게 될 것”이라며 “저도 금주 내에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 전 의원은 이날 “저희는 토론 형식과 관련해 안(案)을 다 드렸는데 저쪽에서 안 내고 있다”며 안 대표 측의 소극적 태도를 문제 삼았다. 양측은 토론 횟수와 주관 방송사·사회자 선정, 토론 방식 등 구체적 내용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안 대표 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과거 유권해석을 거론하며 기존 합의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당초 15일과 25일 TV토론을 거쳐 오는 3월 1일 제3지대 단일 후보를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설 연휴 직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단일화와 관련해 방송토론을 1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2002년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간 유권해석 사례를 보내줬다”며 “(두 차례 TV토론을 진행하기로 한) 단일화 협상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토론을 1회밖에 못 한다면 예비경선보다는 (국민의힘과) 결선 때 써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이에 “토론을 하자면서 왜 선관위 이야기를 하는지 납득을 못 하겠다”며 “선관위는 20년 전 사례가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 안 후보와 제가 방송토론을 한다고 국민의힘 후보와 못한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선관위는 지난 10일 두 후보 측에 ‘TV 중계방송 토론을 1회로 제한하고, 이를 늘릴 경우 선거보도의 공정성을 위해 다른 후보들에게도 참여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의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논의 당시 유권해석을 전달했다. 하지만 제3지대와 국민의힘이 각각 경선을 거쳐 맞붙는 현재의 ‘투트랙’ 방식과 양자 대결이었던 2002년 상황은 다르다. 유튜브가 활성화되는 등 미디어 환경도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관위 관계자는 “후보 측에 일단 과거 선례를 전달한 것으로, 법에 규정된 내용이 아니라서 질의가 오면 현 상황에 맞게 다시 유권해석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 측은 자유토론을, 안 대표 측은 틀을 정해놓고 토론하자며 구체적 방식을 놓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단일화는 한 사람의 개인기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모두의 팀플레이로 이뤄지는 필승 전략이다.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공존 (또는) 공멸의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쪽은 자유롭게 토론하자고 하고, 한쪽은 고정된 질문·답변만 하자고 하는데 그렇게 해선 토론이 될 수가 없다. 국민이 물어보는 사안에 자유자재로 답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정치인”이라며 안 대표를 겨냥해 책임을 물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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