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공매도' 치는 사람들.."3~10만원 주세요"

김형주 2021. 2. 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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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스물]
"무차입 고양이 공매도" 비판
[사진 제공 = 임근택 씨]
길고양이들을 구조하는 일부 개인과 단체들이 '입양책임금' 명목으로 돈을 받고 고양이들을 분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자신이 보호하고 있지 않은 동네 길고양이까지 분양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어 '고양이 공매도'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5일 유기동물 보호업계에 따르면, 길고양이 분양자들이 제시하는 입양책임금의 액수는 3만~10만원으로 다양하다. "돈은 필요없으니 잘만 키워달라"는 분양자들도 있으나 책임금을 요구하며 수십 마리의 고양이 분양을 시도한 사람도 있었다.

입양책임금을 요구하는 분양자들은 영리 목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5만원을 책정한 A씨는 "몇달간 파양하지 않고 잘 키우면 현금은 아니지만 사료의 형태로 금액을 돌려줄 것"이라며 "몸이 아픈 고양이를 구조해 치료하는 데 수십~수백만원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10만원을 부른 B씨는 "책임감 없이 입양해가는 사람들을 거르기 위해 돈을 받는 것"이라며 "중성화 수술을 하면 금액을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입양책임금 외에도 분양자들은 실외 및 베란다 양육 금지, 입양 후 3개월 간 소식 공유, 가출 방지 울타리 설치 등을 입양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미성년자, 신혼이거나 결혼을 앞둔 사람, 경제적 여유가 없는 입양자에겐 분양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입양책임금이 꺼림칙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13년 동안 반려견을 키운 A씨는 "본인이 키우긴 싫고 그동안 밥 먹이는 데 돈은 들었으니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거 아니냐"며 "길고양이를 가지고 장사하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본인이 보호하고 있지 않은 길고양이를 소개하며 책임금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중고장터 '당근마켓'에는 "동네에 자신을 보면 따라오는 고양이가 있다"며 "입양책임비는 5만원이고 해당 금액은 길고양이들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는 분양 글이 올라왔다.

해당 사안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무차입 고양이 공매도냐", "신비지니스 모델이 봉이 김선달 뺨친다"고 비판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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