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금태섭, 오는 18일 첫 TV토론..진통 끝 재합의

박준우 기자 2021. 2. 1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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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넘어서서 서울시 연립정부도 구성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애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안했던 안이긴 한데 국민의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분위기인데요. 반면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첫걸음이었던 안철수·금태섭 후보 간 TV토론은 무산됐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회의' (지난달 14일) : 저도 만일 류반장이나 조반장이 이렇게 복국장이 과연 바꼈나 정치부회의 혁신이 필요하다 (왜 바뀌어야 되요?) 바뀌어서 혁신이 될 수 있도록 이런 글을 올린다면 제가 제일 먼저 가서 좋아요를 누를거 같아요. (아하 알았어요 인사철은 지났지만 요즘은 수시 인사가 보편화 되어 있다는 점 다시 한번 강조를 하고 싶고요.) (다음주에 박반장 휴가 가지 않나요?) (휴가도 이제 가겠죠 제가 이제 싸인 안 했어요. 근데 저는 그런 갑질은 안하는 스타일이에요) 방금 했던말 취소하겠습니다.]

어떻게든 휴가를 가기 위해 몸부림 치는 애잔한 모습이죠. 휴가계에 복 국장 싸인을 받기 위해서라면 그깟 자존심 언제든 굽힐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저땐 너무 마음이 급했습니다. 다시 봐도 웃픈 장면입니다. 굳이 저의 이런 흑역사를 다시 꺼내온 건 바로 이분 때문입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4월 보궐선거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는 준엄한 국민의 명령이라는 것을 설 민심을 통해서 확인을 했습니다. 우리 당 또한 이러한 국민 명령에 절대적으로 따를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립니다.]

'우디르급 태세 전환'이란 신조어가 있지요. 우디르는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호랑이 태세', '거북이 태세' 등 네 가지 스킬이 있는데 상황에 맞춰 태세를 쉴 새 없이 바꿔서 플레이해야 하는 캐릭터인데요. 그래서 말이나 태도를 여건에 따라 재빠르게 바꾸는 사람을 가리켜 '우디르급 태세 전환이네'란 표현을 사용합니다. 제가 휴가 한 번 가보겠다고 저렇게 애처로운 '우디르급 태세 전환'을 몸소 보여드렸지요.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저에 버금가는 태세 전환을 선보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달 중순만 해도 단일화 실패해서 3자 대결로 가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었죠.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12일) : 그래서 지금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지금 변화의 바탕을 갖다 깔고서 4월 7일까지 가면은 우리가 이긴다는 나는 확신을 갖고 있어요. (3자 구도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는 말씀.) 2자 구도로 가면은 좋겠지만 단일 후보가 안 돼서 자기도 나가겠다고 하는 걸 막을 수는 없잖아요.]

아무래도 설날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가 결코 야권에 유리하지만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설 연휴 직전 MBC가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요. 서울시장 선거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박영선 전 장관이 41.9%,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1.4%의 지지율을 얻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3자 대결이 아닌 양자 대결서도 초접전 양상인 겁니다. 야권 단일 후보가 나경원 전 의원일 경우 박 전 장관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비슷한 시기 SBS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도 나경원 전 의원이나 오세훈 전 시장은 양자 대결에서 박 전 장관한테 밀리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두 여론조사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면 박 전 장관에게 진다는 결론을 얻은 겁니다. 물론 SBS 여론조사에서는 MBC 조사와 달리 안철수 대표가 박 전 장관을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왔는데요. 그럼에도 누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든 간에 확실한 승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은 셈인 거죠.

마음이 급했는지 이제 야권에서는 단일화를 넘어 서울시 연립정부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안철수 대표가 지난해 말 처음 제안했었지만 논의가 활발하진 않았었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제가 작년 12월 21일에 말씀드렸던 서울시 연립지방정부 구성안은 야권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야권의 유능한 인재들을 널리 등용해서 서울시의 문제들을 제대로 풀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국민의힘도 안 대표의 제안을 이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입니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어제 한 언론에 "서울시 연정제안은 후보 단일화의 촉진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후보들도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성공적인 단일화로 선거에서 승리하면 서울시 공동 운영은 당연히 실천해야 할 기본 과제"라고 밝혔는데요. '자유주의 상식 연합' 구축도 제안했습니다. 안 대표 뿐 아니라 금태섭 전 의원 더 넓게는 조정훈 의원까지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간 강성 보수 노선을 유지하며 집토끼 관리에 힘썼던 나 전 의원, 이제는 중도층 껴안기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오세훈 전 시장도 서울시를 공동 운영한다는 제안은 유권자들 입장에서 보면 한 번 기대해 볼 만한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반면 여당은 야권의 이런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연립정부 구상은 그저 선거용이라는 겁니다. 강선우 수석대변인은 "나눠 먹자고 약속하는 모습이 부끄럽고 민망하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여당의 공격에 안철수 대표도 오늘 반격에 나섰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나라를 절단 내고 자기들끼리 해 먹느라, 배가 부르다 못해 배 터지는 소리 하고 있는 여당은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발언의 취지를 왜곡하고 본질을 흐려서 야당을 자신들의 저급한 수준까지 끌어내리려는 저열한 정치적 비난, 즉각 중단하기 바랍니다.]

정리해보자면 야권은 지금 위기감이 커지면서 똘똘 뭉치려고 하는 중입니다. 단일화가 단순히 선거용 쇼에 그칠 게 아니라 야권의 재편을 위한 디딤돌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모두 낙승하기 어렵다는 전망 때문이죠. 그런데 그 첫 단추인 제3지대 단일화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간 단일화 합의가 이뤄진지도 보름 가까이 됐는데요. 당초 오늘 열리기로 했던 첫 TV토론도 무산됐습니다. 일단 양측은 재협상 끝에 이달 18일로 1차 TV토론회 일정을 미루는 걸로 합의하긴 했는데요. 다만 토론회 무산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등 갈등이 표출됐습니다. 먼저 선관위가 정한 토론 횟수가 문제가 됐습니다.

[이태규/국민의당 의원 : 선관위에서 방송시설을 이용한 토론은 1회밖에 할 수가 없다 이런 이야기를 연락을 준 거잖아요. 토론을 1번밖에 할 수 없다면 그건 예비경선보다 본경선에서 하는 것이 단일화를 위한 관심 제고를 위해서라도 결선 때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그런데 금태섭 후보 쪽에서는 그런 거 다 필요 없다, 우리는 무조건 방송 토론해야 한다고 계속 뭐라 그럴까 억지를 좀 쓴 거예요.]

선관위가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은 1회로 제한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는 건데요. 실제로 선관위는 지난 10일 양측에 2002년 대선에서 단일화 TV토론 횟수와 관련 1회로 제한한 선례가 있다는 안내를 했다고 합니다. 다만 그때는 대선이었고 지금은 과거와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참고 사항일 뿐 반드시 1회로 제한해야 한다는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안 대표 측은 '1회 제한'을 문자 그대로 해석했지요. 1회만 할 수 있다면 국민의힘 후보와 최종 단일화할 때 방송 토론을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판단했던 겁니다. 결국 방송 토론은 하는 걸로 확정됐지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TV 토론은 당연하게 하게 될 겁니다. 저도 금주 내에 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TV 토론 이제 하기로 한 것이고 실무적인 아주 세부적인 것들만 남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토론 방식을 두고도 양측 의견이 엇갈렸던 건데요. 금 전 의원은 미리 정해진 질문에 외워온 대답만 하는 토론은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웠죠. 반면 안 대표 측은 최소한의 형식은 갖춰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이태규/국민의당 의원 : 구체적인 토픽을 정해가지고 하자, 각자 양쪽에서 2개씩 이렇게 주도권을 갖는 토픽을 제시하고 그 토픽에서 첫 번째 질문 정도 그러니까 포괄적인 질문이나 이런 부분은 공개하고. 그런 부분들을 사회자가 공통질문하고 거기에 답변을 가지고 그다음부터 누군가가 주도권을 가지고 토론을 이어 갔으면 좋겠다…]

오늘 결국 재협상에서 주제를 정해서 하는 주도권 토론과 형식 없는 자유토론을 섞어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답답했나 봅니다. 한마디 쏘아 붙이기도 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단일화는 한 사람의 개인기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팀플레이로 이뤄지는 4월 보궐선거 필승 전략입니다. 행여나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공존·공멸 상황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는 사람이 누굴까요? 김 위원장, 힌트만 간략하게 줬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국민이 물어보는 사안에 대해서 자유자재로 답변할 수 있는 그런 역량을 가져야만이 정치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을 하는데 한쪽에서는 자유롭게 토론하자고 그러고, 한쪽에서는 고정된 질문에 대한 답변만 하자. 그렇게 해가지고서는 토론이 될 수가 없는 거죠.]

쉽게 정리하면 야권 단일화는 '힘은 합쳐야겠는데, 여러모로 뜻은 안 맞고 진척은 쉬이 안 되고' 이런 상황입니다. 앞으로 전개 과정도 최대한 알기 쉽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야권, 서울시 연립정부 띄우기…안철수-금태섭 TV토론 무산 후 재합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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