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백기완 선생 별세..통일 운동에 바친 일생
[앵커]
우리나라 민주화와 통일 운동의 큰 어른인 백기완 선생이 오늘 향년 8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지막까지 거리에서 싸우는 힘든 이들을 생각했던 백기완 선생의 일생을 공민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용산 참사 책임자 처벌 집회에서도...
쌍용차 해고 노동자 투쟁 현장에서도...
늘 앞자리에는 '거리의 투사' 백기완 선생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백기완 선생 : "저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여기에 같이 했는데..."]
1932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평생을 민주화와 통일 운동에 헌신한 백기완 선생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박정희 정권에선 유신 반대 백만인 서명 운동과 YMCA 위장 결혼 사건을, 전두환 정권에선 권인숙 양 성고문 폭로 대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세 차례나 투옥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쓴 시는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민중가요로 거듭났습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1987년 대선엔 독자 민중후보로 출마했다가 김영삼, 김대중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사퇴했습니다.
[백기완/1987년 : "시민들이 내가 나서가지고 민주세력의 대연대를 이룩해달라고 요청을 해서 나는 그 밑거름이 되려고 나섰습니다."]
이후 통일 운동과 모두가 잘사는 세상이라는 뜻의 '노나메기' 운동을 이끌었습니다.
[백기완/2019년 3월 : "너도 땀을 흘리고 나도 땀을 흘려서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살되 올바로 잘 살아야 되겠다 이거야."]
마지막 병상에서도 거리의 노동자들 걱정이 먼저였습니다.
[백원담/기완 선생 장녀 : "당신은 절대로 병상에서 투병 같은 건 하지 않겠다. 나는 길거리에서 싸우다 죽겠다 노동자 현장에서 피 흘리는 사람들 앞에서 싸우다 죽겠다."]
백기완 선생의 마지막 가는 길은 5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장례위원회가 사회장으로 치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김형기
공민경 기자 (b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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