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여름 짧아진 겨울"..전주 100년 기후변화
[KBS 전주]
[앵커]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기후위기 시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는데요.
KBS전주방송총국은 탄소중립 연중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 은 첫 순서로, 전북에서 가장 오랜 기간 기상 관측이 이뤄진 전주를 중심으로 지난 백 년 동안의 기후 변화 실태와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서윤덕 기자입니다.
[기자]
겨울은 몇 월부터일까요?
12월이라고 답하셨다면 지금은 맞고 백 년 전에는 틀렸습니다.
전주기상지청이 전주의 백 년 치 기상자료를 분석했더니, 겨울이 짧아졌습니다.
겨울 시작일, 1920년대에는 11월 25일이었지만, 2010년대에는 12월 3일로 8일 늦춰졌습니다.
반대로 여름은 길어졌습니다.
여름 시작일, 1920년대에는 6월 8일이었지만, 2010년대에는 5월 21일로, 18일이나 당겨졌습니다.
계절 길이가 바뀐 이유, 온난화 탓이 큽니다.
실제로 전주의 연평균기온은 백 년 전보다 2.1도 올랐습니다.
10년마다 평균 0.2도씩 오른 꼴인데, 최근 10년 들어서는 상승 폭이 더 커졌습니다.
문제는 기상 재해도 덩달아 늘었다는 겁니다.
전주의 연 강수량은 백 년 전보다 늘었지만, 강수일수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한 번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집중호우가 늘었다는 뜻입니다.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일수는 백 년 전보다 7.3일, 열대야는 8.2일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기상재해의 인과관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황인우/전주기상지청 예보관 : "작년 전북지역은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가 최대로 나타났으며 때 이른 폭염현상이 과거보다 빨리 나타나 날씨가 증명한 기후 위기를 뚜렷하게 보여줬습니다."]
기후변화를 넘어선 기후위기, 대비는 잘 되고 있을까요?
[리포트]
전주시의 대표적인 기후위기 대책은 천만 그루 나무 심기입니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탄소의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정책의 하나인데, 첨단기술까지 도입했습니다.
디지털로 실제 전주와 똑같은 공간을 만든 뒤 나무를 심어보는 겁니다.
["소나무를 천 주 심었을 때 주변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13㎍/m³정도 내려가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어떤 나무를 어디에, 얼마만큼 심어야 효과적인지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차경훈/전주시 천만그루정원도시과 기획팀장 : "(기존에는) 시민들의 편의나 요구, 아니면 공간을 저희가 찾아서 심었다면 지금은/ 기술을 활용해서 나무를 심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전라북도도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전문가 등으로 협의체를 꾸려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올해 57억 원을 들여 태양광 발전시설과 온실가스 감축설비를 설치합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탄소중립 시기가 너무 늦다며,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지은/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 "2050년에 탄소중립을 해봤자 기후붕괴를 막을 수 없는 너무 안일한 목표치이고. 지금 당장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사회체제로 전환을 준비해야 해요."]
또 기후위기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농업 분야 대책이 부족한 점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그래픽:최희태
서윤덕 기자 (duc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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