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서류로 타낸 코로나 지원금 44억원, 람보르기니 산 20대
코로나 지원금 노린 신종 사기범죄 기승
미국에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사업자인 것처럼 위장해 정부 지원금을 타낸 뒤 고급 스포츠카를 구입한 20대 남성이 덜미를 잡혔다. 이 남성은 각종 서류들을 가짜로 꾸며 제출해 연방정부에서 390만 달러(약 43억원)를 타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 플로리다 남부 연방지검은 이 같은 혐의로 데이비드 하인스(29)를 기소했다고 14일(현지 시각) 밝혔다.
하인스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기업들을 위한 긴급 융자 제도인 급여보호프로그램(Paycheck Protection Program·PPP)을 통해 390만 달러를 가로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PPP는 미 연방정부의 대표적인 코로나 지원 프로그램으로 작년 3월 29일 관련 법안이 통과된 뒤 시행되고 있다. 경영난을 겪고 있어 급전이 필요한 중소·영세기업에게 이자 1%·2년 만기로 긴급 대출을 해준다.
지원금은 직원 급여와 사무실 임차료 등 고용유지와 관련한 용도로 쓰이게 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원금이나 이자 상환 의무를 면제받을 수도 있다. 이 제도가 영세 사업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지난해 3000억 달러(약 330조60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문제는 거액의 사업 규모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허술한 심사 절차였다. 하인스는 PPP자금 지원이 주로 서류심사로 이뤄진다는 점을 악용했다. 그는 영세기업 여러곳의 이름으로 금융기관에 PPP대출을 요청했고, 관련 서류는 대부분 조작하거나 허위로 기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자금신청은 승인을 받았다. 이렇게 해서 타낸 금액이 390만 달러였다. 하인스는 이 돈으로 31만8000달러(약 3억5043만원) 짜리 2020년형 람보르기니 우라칸 스포츠카를 장만했다.
하인스는 PPP지원금 용처를 파악하던 수사당국에 체포됐고, 범행을 시인했다. 문제는 이번 경우처럼 눈먼돈 가져가듯 PPP를 통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범죄가 계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작년 12월에도 영세기업 명의로 허위 서류를 꾸미는 방법 등으로 PPP융자금 190만 달러를 부정 수급한 혐의로 뉴욕 거주 남성 리언 마일스가 체포됐다. 그 역시 부정수급한 돈으로 2020년형 벤틀리 컨티넨털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고급차를 사는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PPP 제도 시행 뒤 허위서류기재 등의 방법으로 부정수급한 사례가 70건이 넘었고 100여명이 적발돼 기소됐거나 형을 선고받았다. 이들로부터 몰수한 현금·호화품·부동산만 총 600만 달러(66억원)에 이른다. 적발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피해액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 사기(COVID-19 Fraud)라는 범죄 카테고리가 따로 등장할 정도로 코로나 지원금과 관련한 금융·사기범죄가 미국사회에 만연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코로나 초창기에는 코로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며 디지털 기기에 약한 노약자 들에게 접근해 각종 개인정보들을 탈취하는 피싱 범죄가 주를 이뤘다면, 지원금 지급이 본격화된 뒤에는 허술한 시스템을 악용한 무자격자들의 부정수급 사례가 두드러지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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