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유행 3달째.. "영업제한 등 희생 아닌 지속가능한 방역을"
수도권 중심 산발적 집단감염 지속돼
설 이동 영향 모르는데 방역 완화 우려
"당국, 업종별로 영업 새 지침 만들 필요"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44명으로 사흘 연속 300명대다. 지난해 11월 14일부터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12월25일 신규 확진자가 1240명으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다소 진정 국면인 셈이다. 하지만 설 연휴기간 검사자 수가 줄어든 점을 감안할 때 확산세가 완전히 꺾인 것으로 판단하긴 이른 상황이다. 연휴 첫날인 11일부터 이날까지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504명→403명→362명→326명→344명을 나타내며 점차 줄었는데 같은 기간 하루 검사 건수는 3만9985건→2만3361건→2만1968건→2만4749건→2만2774건이었다. 연휴 직전 평일(10일) 검사 건수가 반영된 11일을 제외하면 모두 2만여건에 그쳤다. 이에 양성률은 12∼15일(1.73%, 1.65%, 1.32%, 1.51%) 나흘 연속 1%를 넘었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가 확실하게 줄지 않는 점도 당국으로선 고민거리다.
최근 일주일(2월 9∼15일)간 지역발생 확진자는 하루 평균 359명꼴로 나와 2월 8∼14일 평균 350명보다 늘었다.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2일 기준(1월27일∼2월2일)으로 395명을 기록해 400명 아래로 내려온 뒤 최근에는 350명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일단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각각 한 단계씩 낮추고 식당·카페 등 수도권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 시간도 오후 9시에서 10시로 연장했다. 이는 고강도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국민적 피로도 및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한 조치지만 자칫 설 연휴 이동량 증가와 방역 조치 완화에 따른 영향이 한꺼번에 나타나면서 감염 규모가 다시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일반모임과 다중이용시설 세부기준이 거리두기에 더해 짜깁기됐다”며 “차라리 업종별로 활동범위와 영업시간을 정한 새로운 지침을 만들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설 연휴 영향이 다음주는 돼야 나타날 텐데 그 후에 단계를 조정했더라면 나았을 것”이라며 “변이 바이러스보다 현실성 있는 거리두기 적용이 방역에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자영업자의 오랜 기간 희생으로 유지되는 방역체계는 지속가능하기 어려운 만큼 현실적이고 실효적인 방역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300명대 중반에서 환자가 줄지 않는 상태에서 자영업자가 계속 희생하도록 둘 수는 없다”며 “영업제한을 풀어주면서 그 안에서 지킬 수 있는 방역조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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