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체험동물원 염소, 양떼들 구조됐다

김지숙 2021. 2. 1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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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동물원 안에 방치됐던 동물들에게 새 보금자리가 마련됐다.

휴원 중인 동물원에 동물들을 장기간 방치해 논란을 빚은 대구 달성군 ㄱ체험동물원의 양, 염소, 원숭이가 각각 동물단체 보호소와 임시보호처로 이동했다.

15일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은 대구 ㄱ체험동물원에서 지내던 염소 1마리와 양 5마리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앞서 ㄱ체험동물원은 동물학대·방치 논란이 일자 염소와 양을 인근 다른 동물체험시설로 매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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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휴원 뒤 방치됐던 동물원 동물들 새 보금자리 찾아
비구협, 다른 업체에 넘겨진 염소·양 5마리 구조
최근 동물학대·방치로 논란을 빚은 대구 ㄱ체험동물원의 양 5마리와 염소 1마리가 15일 동물단체 보호소로 인계됐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문 닫은 동물원 안에 방치됐던 동물들에게 새 보금자리가 마련됐다. 휴원 중인 동물원에 동물들을 장기간 방치해 논란을 빚은 대구 달성군 ㄱ체험동물원의 양, 염소, 원숭이가 각각 동물단체 보호소와 임시보호처로 이동했다.

15일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은 대구 ㄱ체험동물원에서 지내던 염소 1마리와 양 5마리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동물들은 이날 오후 경북 칠곡군 한 체험동물원에서 비구협 논산쉼터에 새로 마련된 보호소로 이동했다.

앞서 ㄱ체험동물원은 동물학대·방치 논란이 일자 염소와 양을 인근 다른 동물체험시설로 매매했다. 이 시설 또한 소, 양, 염소, 산양 등을 사육하며 먹이주기, 양떼몰이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비구협은 이 시설과의 협의를 통해 동물들의 보호소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

비구협은 염소, 양의 구조를 위해 논산쉼터 내 유휴공간을 재정비해 보호시설을 마련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도착한 양과 염소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구협은 “양, 염소에 적당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논산쉼터 내 유휴공간을 공사해 사육시설을 마련했다. 동물들의 여생을 책임질 보호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비구협에서 보호하며 입양처를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까지 동물원에 남아있는 낙타, 거위의 구조를 위해 ㄱ동물원과도 계속 협의 중이다.

얼어붙은 사육공간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샀던 원숭이들도 임시 보호처로 옮겨진 상태다. 대구지방환경청은 “멸종위기 동물인 일본원숭이 4마리는 지난 9일 관리자가 상주하는 사육시설로 이동시켜 보호 중이다. 추후 국립생태원에 건립 중인 멸종위기동물 보호센터가 완공되면 이쪽으로 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에 ㄱ체험동물원에서 촬영된 원숭이 전시실. 누수로 인한 고드름이 잔뜩 매달려 있다. 제보자 제공

ㄱ체험동물원은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인 원숭이 4마리(CITES2급 부속 종)를 허가 없이 넘겨 받아 2019년 1월부터 시설 등록 없이 전시해왔다. 이는 현행 야생생물법 위반으로,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은 법으로 정하는 적정한 사육시설을 갖춰 환경부장관에게 등록한 뒤 사육·전시할 수 있다. 이를 어길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ㄱ체험동물원의 관련서류 미비·양수 신고 미이행 등 위법 사항을 조사 중이다.

이날 늦은 오후 충남 논산에 위치한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도착한 양과 염소들은 3시간 여의 이동을 무사히 마치고 보호소에 입소했다. 유영재 비구협 대표는 “지난해부터 10개월이 넘게 동물들을 보살핀 제보자와 여러 시민들의 민원이 이뤄낸 보호조치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동물원에 남아있는 낙타, 거위 또한 빠른 시일 내에 구조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새 공간을 탐색 중인 양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새 공간을 탐색 중인 양과 염소.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ㄱ체험동물원은 지난 2월초 전시실에 원숭이, 낙타, 염소, 거위 등을 사육사 없이 장기간 방치한 정황이 드러나며 큰 논란을 빚었다. 이 동물원은 코로나로 경영위기가 닥치자 지난해 휴원에 들어가며 일부 동물들을 사육실에 방치하고, 학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비구협은 지난 10일 ㄱ체험동물원 대표와 담당 사육사를 동물보호법, 야생생물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구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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