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가들 "고령층 AZ 백신 접종 유보..신뢰 떨어트려"

왕해나 2021. 2. 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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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연기하면서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위험군인 고령층 감염이 늦어지면 방역효과가 떨어질뿐만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방역당국은 고령층에는 당분간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을 15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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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접종 연기된 백신 어떻게 접종하나"
최원석 "고령층 코로나19 방역 대응책 필요"
러시아 백신에 대해 박소연 "안전성 모니터링 해야"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방역당국이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연기하면서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위험군인 고령층 감염이 늦어지면 방역효과가 떨어질뿐만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사진=로이터)
방역당국은 고령층에는 당분간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을 15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추진단은 우선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고령층 집단 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에 신뢰성이 전체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영국에서 이미 접종 중인 백신이며, 세계보건기구(WHO), 유럽규제당국이 승인한 백신”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 과학적인 근거로 접종을 주저할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한 차례 고령층에게 접종이 연기된 백신을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접종을 권고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면서 “정부의 이번 발표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효과성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백신이라는 인식을 심을 수 있다”고도 꼬집었다.

정 교수는 “오늘부터 약 2달간을 백신의 본격적인 도움없이 사회적거리두기와 마스크 등 기존 방식으로만 버텨야한다”면서 “4차 유행을 몸으로 막아내기보다 백신의 도움을 받는게 더 효율적으로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면서 신속한 백신 접종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방역당국의 결정에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결론이 내려진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면서 “65세 고령자에게 백신을 예방할 때까지는 감염되지 않고 보호받을 수 있게 하는 조치에 중점을 줘야 한다. (마스크, 사회적거리두기 등)지금 해왔던 것을 유지하고 고령층에게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 범위를 넓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11월 목표인 집단면역 형성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최 교수는 “집단면역 이루는 속도에는 고령자 접종이 결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확보 물량이 확실해지고 고령자에 접종이 이뤄지면 (집단면역이라는)결론에 도달하는 시기는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도입을 검토 중인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의학저널 ‘랜싯’에 게재된 스푸트니크V 임상3상 보고에 따르면, 해당 백신의 방어율은 92%에 달하며, 냉동이 필요 없이 냉장 보관이 가능하고 1회 접종 비용이 10달러에 불과해 재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의 물량이 부족한만큼 러시아 백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박소연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보고된 바에 따르면 (러시아 백신)효능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안전성이 확보됐는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면서 “화이자, 모더나는 미국, 유럽에서 접종이 이뤄지면서 안전성 확보된 반면 러시아 백신은 러시아 내부 접종이 주였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입을 해도 사람들이 신뢰하지 않으면 접종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제 접종사례를 더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왕해나 (haena0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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