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정권, 고이케 도쿄도지사 '극장 정치'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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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과 집권 자민당에서 오는 7월 도쿄도의회 선거와 가을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에 대한 경계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자민당이 고이케 지사의 극장 정치에 당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고이케 지사는 2016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자신을 공천하지 않은 자민당을 겨냥해 자민당 중심의 도쿄도 행정을 '블랙박스'라고 비판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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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읽고 대립구도 활용하는 '극장 정치' 능해
도쿄도의회·중의원선거 앞둔 존재감 과시 우려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과 집권 자민당에서 오는 7월 도쿄도의회 선거와 가을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에 대한 경계가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리로 비판 받는 정부·여당과 각을 세워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그가 눈엣가시인 탓이다.
최근 고이케 지사는 '여성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의 사퇴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모리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말이 많아) 시간이 걸린다"는 발언이 문제가 되자,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했다. 당시 "곤혹스럽다"고만 밝혔던 고이케 지사는 10일 돌연 태도를 바꿨다.
모리 전 위원장 발언 논의를 위해 예정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정부, 조직위, 도쿄도 간 4자회의에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이다. 개최도시 수장의 보이콧 선언은 모리 전 위원장의 사퇴를 공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모리 전 위원장 거취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읽고 정부에 한발 앞서 정치적 액션에 나선 것이다.
이는 "총리는 (조직위원장 거취에 대한) 권한이 없다"고 밝힌 스가 총리와 대비됐다. 당내 역학 구도 상 최대 파벌(호소다파) 실력자인 모리 전 위원장을 감안한 발언이었지만 총리의 지도력 부재를 재확인한 셈이 됐다.
일본 정가에선 이 같은 수법을 '고이케 극장'이라고 한다. 목적 달성을 위해 선명한 대립구도를 만들고 국민에게 선택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정치스승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극장 정치'를 이어 받은 것이다.
정부와 자민당이 고이케 지사의 극장 정치에 당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긴급사태선언 발령 당시 휴업 업종 선정을 두고 정부와 대립하면서 도쿄도의 의견을 관철했다. 올 1월엔 인근 사이타마·지바·가나가와현 지사들과 함께 정부에 긴급사태선언 발령을 요구했다. 우물쭈물할 경우 정부가 감염 확산의 책임을 떠안도록 한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스가 총리 모두 등 떠밀려 결정을 내린 모양새가 됐다.
고이케 지사는 2016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자신을 공천하지 않은 자민당을 겨냥해 자민당 중심의 도쿄도 행정을 '블랙박스'라고 비판해 당선됐다. 2017년 도쿄도의회 선거에선 도민퍼스트회를 결성해 도의회에서 제1당으로 등극하며 자민당의 체면을 구겼다. 지난달 31일 도쿄도 지요다구 구청장선거에서도 도민퍼스트회 후보가 자민당 후보를 제치는 등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스가 총리가 좀처럼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도쿄도의회 선거와 중의원 선거에서 고이케 지사에 발목을 잡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간부는 "고이케 지사는 코로나와 올림픽조차 정국에 이용한다. 정권의 체력이 강할 때는 바짝 다가서지만 약하면 공격해 온다"고 촌평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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