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아스트라 백신 1차접종서 빠진다

코로나 백신 26일 접종 개시, 1호는 요양병원 종사자
화이자도 2~3월 도입..文 "3월부터 영업제한 최소화"

◆ 코로나 백신 26일 접종 시작 ◆

정부는 이달 26일부터 65세 미만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27만2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기로 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접종 여부는 그동안의 효능 논란을 고려해 다음달 말 공개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유효성에 대한 추가 임상 정보를 확인한 뒤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는 요양병원 종사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단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정은경 단장은 "집단감염에 취약하고, 감염 시 치명률이 높은 요양병원·요양시설 및 정신요양·재활시설의 65세 미만 입원·입소자·종사자 중 27만2000명을 대상으로 2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접종 대상자는 등록 시스템에 지난 10일 현재 사전 등록된 명단을 확인한 후 16일까지 기관별 수정·보완을 거쳐 보건소에서 19일 최종 승인·확정된다. 병원은 자체 접종하며, 시설은 보건소 방문팀과 의사가 방문해 접종한다. 의사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은 자체 접종을 실시한다. 그러나 최우선 접종 대상자였던 65세 이상 고령층을 배제한 것은 '백신 불신'을 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추진단은 이와 함께 예방접종 계획에 따른 '접종 순서'에 따라 고위험 의료기관의 보건의료인 35만4000명,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7만8000명을 대상으로 각각 3월 8일, 22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코백스(국제백신공급기구)를 통해 도입되는 화이자 백신은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도입 즉시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 5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접종한다.

방역당국이 지난달 28일 밝힌 백신 접종 순서는 의료진에 이어 1분기 요양병원 등 입소자와 종사자, 2분기 65세 이상 노인 등, 3분기 19~64세 성인 등의 순서로 진행해 9월까지 전 국민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당초 1분기에 요양시설 노인·종사자 78만명을 접종하기로 했지만 65세 이상 50만명을 대상에서 제외함에 따라 집단면역 형성 계획 자체가 일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진단은 백신 및 접종 대상자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접종 절차도 마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요양병원, 고위험 의료기관 등은 자체 접종을 실시하고, 요양시설은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를 고려해 방문 접종을 시행하되 지역별 여건에 따라 보건소 내 접종도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3월부터 새로운 사회적 격리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집합 금지와 영업 제한 등의 일률적인 강제 조치를 최소화하면서 방역 수칙 위반 활동과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방식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장시간 영업 금지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생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고 생업에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이길 바라는 절박한 호소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며 "이제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방역에서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방역으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방역 수칙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 보다 강화된 조치를 취함으로써 방역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임성현 기자]

65세 이상 후순위 밀렸는데…정은경 "11월 집단 면역 차질없다"

코로나 백신접종 Q&A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분
SK바이오가 위탁 생산해 공급
노인 요양시설은 방문 접종

화이자 백신 늦어도 3월초 예정
전담병원 의료진 5만여명 투여

후순위로 밀린 65세이상 접종
효과 확인 안되면 더 늦출수도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5일 질병관리청에서 이달 26일부터 시작돼 다음달까지 이어질 코로나19 예방접종 일정과 세부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부터 65세 미만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시작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15일 확정한 '백신 접종 2~3월 시행계획'에 따라 '대한민국 호(號)'가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긴 항해를 떠난 셈이다. 그동안 최우선 백신접종 대상자였던 65세 이상 고령층이 추가 임상확인이 끝날 때까지 보류됐지만, 코로나19 백신은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나는 언제, 어디서 맞을 수 있나.

▷백신 시기와 장소는 나이와 몸 상태, 본인의 접종 의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접종할 백신은 올해 1~2분기는 아스트라제네카(코로나19 대응 의료진은 화이자), 3분기 이후에는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이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이 밝힌 대로 1분기 접종 대상은 이달 26일부터 요양병원·요양시설·정신요양시설·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 및 종사자 27만2000명이다. 당초 예상 백신접종자보다 약 50만명 감소했다. 요양병원·시설에 입원한 65세 이상 환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유효성이 확인되는 2분기에 접종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달 28일 밝힌 대로 2분기에는 65세 이상 노인, 3분기에는 19~64세 성인 등의 순서로 백신을 접종한다. 접종을 거부한 사람은 접종 순위가 마지막으로 조정된다. 접종 계획 일정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백신 도입 일정·물량 등 변화에 따라 수정될 수 있다. 접종 장소는 의료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하되 요양시설 내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는 방문 접종을 받을 수도 있다.

접종센터는 기존에 마련된 4곳 외에 시도별로 1곳 이상이 추가돼 총 21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별 자체 접종도 가능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시기는.

▷이달 24~28일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와 개별 협상을 통해 확보한 백신 물량 75만명분(150만도스)이 공급된다. 이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북 안동 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물량이다. 의사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에서는 필요한 만큼의 백신 물량을 배송한 뒤 자체적으로 접종이 이뤄지고, 의사가 없는 곳에서는 보건소 방문팀이나 계약된 의사가 직접 찾아갈 예정이다. 추진단은 "시·군·구별로 관내 접종 대상 기관별 일정을 조율하고 25일까지 공급할 예정"이라며 "1차 접종은 2~3월, 2차 접종은 4~5월 이내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진은 코로나19 감염 전파의 가능성이 높은데, 백신접종 일정은.

▷고위험 의료기관의 보건의료인, 코로나19 1차 대응 요원은 3월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많이 찾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약사, 한의사 등 총 35만2000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게 된다. 정부는 오는 18일까지 접종 대상자 등록시스템에 사전 등록한 명단을 확인한 뒤 이달 말까지 수정·보완할 방침이다. 지역 보건소가 3월 3일께 이를 승인·확정하면 3월 8일부터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119구급대, 역학조사요원, 검역요원, 검체 검사 및 이송요원 등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1차 대응에 나서는 관계자 7만8000여 명도 3월 중 접종을 진행한다. 2차 접종은 5월 중 시작된다.

―당초 예상보다 코백스를 통한 화이자 백신 공급이 늦는데, 언제 들어오고 누가 맞나.

▷화이자 백신 5만8500명분(11만7000도스)이 이르면 이달 말 또는 3월 초에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시점은 명확하게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감염병전담병원, 거점전담병원, 중증환자치료병상 운영병원, 생활치료센터 등 총 208곳에서 일하는 의료진 약 5만5000명에게 화이자 백신을 투여한다. 화이자 백신은 섭씨 영하 70도 내외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또 해동·희석한 이후의 유효기간이 다른 백신과 비교해 짧은 편이라 보관이나 유통 측면에서 까다로운 백신으로 꼽힌다. 이에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중부권(순천향대 천안병원)·호남권(조선대병원)·영남권(양산부산대병원) 등 권역별예방접종센터 등을 통해 백신을 공급할 방침이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일단 백신접종 순위에서 밀렸다. 집단면역 형성에 차질은 없나.

▷접종 계획이 처음부터 흔들리면서 고위험군 접종 전략에 차질이 우려된다. 추진단은 "접종 목표를 달성하려면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능 논란은 국민과 의료인의 백신 수용성을 떨어뜨려 접종률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며 "미국 임상시험 결과와 영국 등 먼저 접종한 국가들의 효과를 확인하고 예방접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일정이 더 늦춰지거나 자료가 충분치 않아 접종을 또 미뤄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고령층 접종은 더 늦춰질 수도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백신접종 연기로 백신 불신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일각에서 정부가 백신 불신을 자초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불안을 달래는 의미에서는 기다릴 수 있다고 보지만, 오히려 지금의 조치가 백신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1분기 접종 계획이 다 어긋난다는 점에서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매일경제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