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까지 영업? 현실 모르는 소리"..허탈한 '심야영업' 자영업자들
이용성 2021. 2. 15. 17:30
방역 당국, 오늘부터 거리두기 단계 완화 시행
"폐업 고려 중"..'심야영업' 업계 여전히 곡소리
'영업총량제' 도입 목소리도 나와
"폐업 고려 중"..'심야영업' 업계 여전히 곡소리
'영업총량제' 도입 목소리도 나와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뉴스보고 허탈함에 웃음밖에 안 나왔습니다. 1시간 연장해서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안 해요”
서울 성동구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60대 서모씨는 “1시간 늘린 것으로는 매출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며 “15년 넘게 당구장을 운영했는데, 최근 폐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영업시간을 1시간 늘려도 고작 1만~2만원을 손에 쥐는 것이 고작이라는 게 서씨의 설명이다.
◇방역당국, 오늘부터 고강도 거리두기 완화
두 달 넘게 이어져 온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늘부터 완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숨통이 일단 트였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밤 영업’이 주를 이루는 업계에선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3일 수도권은 2단계로,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거리두기를 하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300명대로 여전히 박스권에 머물러 있지만 자영업자의 경제적 피해와 국민적 피로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조정에 따라 수도권의 식당·카페·실내체육시설 등은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한 시간 연장됐다. PC방·독서실·영화관·학원 등 다중이용시설은 운영시간 제한이 해제돼 24시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했던 유흥주점·콜라텍·헌팅포차·홀덤펌도 오후 10시까지 셔터를 올릴 수 있게 됐다. 다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심야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이나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가뭄에 단비’라는 반응을 보였다.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1시간 연장되면 그래도 테이블 한 번은 더 회전시키거나 추가 주문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0)씨 역시 “카페는 대부분 저녁 먹고 8시부터 손님들이 오시는데 9시였을 땐 손님이 아예 없었다”라며 “10시까지면 그나마 손님들이 오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1시간 연장해도 소용없어”…‘심야영업’업계 곡소리 여전
하지만 심야에 주로 영업하는 업계에서는 1시간 늘린 것으로는 턱도 없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형평성 논란’도 여전하다. ‘영업총량제 도입’ 등 업종별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서대문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노래방 같은 경우는 오후 9시 넘어서부터 본격적으로 손님이 들어오기 때문에 오후 9시든 10시든 상황은 똑같다”며 “밤 영업하는 사람들만 죽으라는 소리”라고 하소연했다.
혹시나 한 테이블이라도 더 받을 수 있을까 점심부터 업장 내 불을 다 꺼놓은 채 문만 열어놓고 있었다던 김씨는 “차라리 시간을 정해두고, 영업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게 해야 도움이 되지 그렇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하소연했다. 인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씨 역시 “‘1시간 연장’은 손님을 더 받는다기보단 이미 오신 손님의 추가 주문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크다”며 “여전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실내체육시설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장석창 대한볼링경영자협회장은 “오후 9시 영업 제한보다 낫겠지만, 1시간 연장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원래 볼링업계는 새벽까지 영업하는 곳이라 오후 10시까지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당구장을 영업하는 서씨 역시 “업종별로 영업시간에 차이를 둬야지 이렇게 하다간 심야 영업하는 자영업자만 다 죽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유흥업계·파티룸 업계 ‘탁상 행정’에 분통…“실효성 있는 대책 내놔야”
방역 당국이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탁상 행정’으로 방역 대책을 세웠다는 비판도 나오고있다. 이번 조치로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진 파티룸 업계지만 현장에서는 “현 방역 조치로는 영업이 아예 불가능하다”라며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김두일 공간대여업협회장은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숙박하려는 사람을 오후 10시 이후 내쫓는 우스운 조치”라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이어 “지자체에서 파티룸 업계를 대상으로 ‘뷔페의 경우 공용집기 사용’·‘테이블 간격 준수’ 등 방역지침을 안내했다”며 “다중이용시설이 아니고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파티룸이 어떤 형태로 영업하는지 현장을 단 한 번이라도 와서 파악했다면 이런 조치가 나올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심야 영업을 하는 업계에서는 방역 당국의 실효성 없는 방역 대책에 항의하는 등 집단행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시간을 형평성 있게 조정해달라”며 “밤부터 본격 영업을 하는 우리에게는 방역 당국의 결정이 탁상에서 나온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간대여업협회 관계자도 “조만간 집단행동을 계획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두 달 넘게 이어져 온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늘부터 완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숨통이 일단 트였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밤 영업’이 주를 이루는 업계에선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3일 수도권은 2단계로,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거리두기를 하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300명대로 여전히 박스권에 머물러 있지만 자영업자의 경제적 피해와 국민적 피로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조정에 따라 수도권의 식당·카페·실내체육시설 등은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한 시간 연장됐다. PC방·독서실·영화관·학원 등 다중이용시설은 운영시간 제한이 해제돼 24시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했던 유흥주점·콜라텍·헌팅포차·홀덤펌도 오후 10시까지 셔터를 올릴 수 있게 됐다. 다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심야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이나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가뭄에 단비’라는 반응을 보였다.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1시간 연장되면 그래도 테이블 한 번은 더 회전시키거나 추가 주문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0)씨 역시 “카페는 대부분 저녁 먹고 8시부터 손님들이 오시는데 9시였을 땐 손님이 아예 없었다”라며 “10시까지면 그나마 손님들이 오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1시간 연장해도 소용없어”…‘심야영업’업계 곡소리 여전
하지만 심야에 주로 영업하는 업계에서는 1시간 늘린 것으로는 턱도 없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형평성 논란’도 여전하다. ‘영업총량제 도입’ 등 업종별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서대문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노래방 같은 경우는 오후 9시 넘어서부터 본격적으로 손님이 들어오기 때문에 오후 9시든 10시든 상황은 똑같다”며 “밤 영업하는 사람들만 죽으라는 소리”라고 하소연했다.
혹시나 한 테이블이라도 더 받을 수 있을까 점심부터 업장 내 불을 다 꺼놓은 채 문만 열어놓고 있었다던 김씨는 “차라리 시간을 정해두고, 영업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게 해야 도움이 되지 그렇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하소연했다. 인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씨 역시 “‘1시간 연장’은 손님을 더 받는다기보단 이미 오신 손님의 추가 주문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크다”며 “여전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실내체육시설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장석창 대한볼링경영자협회장은 “오후 9시 영업 제한보다 낫겠지만, 1시간 연장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원래 볼링업계는 새벽까지 영업하는 곳이라 오후 10시까지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당구장을 영업하는 서씨 역시 “업종별로 영업시간에 차이를 둬야지 이렇게 하다간 심야 영업하는 자영업자만 다 죽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유흥업계·파티룸 업계 ‘탁상 행정’에 분통…“실효성 있는 대책 내놔야”
방역 당국이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탁상 행정’으로 방역 대책을 세웠다는 비판도 나오고있다. 이번 조치로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진 파티룸 업계지만 현장에서는 “현 방역 조치로는 영업이 아예 불가능하다”라며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김두일 공간대여업협회장은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숙박하려는 사람을 오후 10시 이후 내쫓는 우스운 조치”라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이어 “지자체에서 파티룸 업계를 대상으로 ‘뷔페의 경우 공용집기 사용’·‘테이블 간격 준수’ 등 방역지침을 안내했다”며 “다중이용시설이 아니고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파티룸이 어떤 형태로 영업하는지 현장을 단 한 번이라도 와서 파악했다면 이런 조치가 나올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심야 영업을 하는 업계에서는 방역 당국의 실효성 없는 방역 대책에 항의하는 등 집단행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시간을 형평성 있게 조정해달라”며 “밤부터 본격 영업을 하는 우리에게는 방역 당국의 결정이 탁상에서 나온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간대여업협회 관계자도 “조만간 집단행동을 계획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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