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르노·쌍용..800억 과징금 폭탄

서동철,조성호 2021. 2. 1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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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기준 어겨
환경부, 이례적 거액 부과
명예퇴직 실시 르노 393억
'회생신청' 쌍용차는 389억
올해부터 과징금 대폭 강화
국내 자동차 업계 '초비상'
정부가 지난해 8월 행정 예고한 대로 10인승 이하 승용·승합차의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을 확정하면서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키지 못하면 수백억 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1650억원 규모의 빚 때문에 회생 관리를 신청한 쌍용차나 명예퇴직을 실시하며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르노삼성에는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15일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 제도' 이행 실적(2012~2019년)을 공개하고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되는 기준을 확정·공포했다.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 제도는 차량이 배출해도 되는 온실가스의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넘어선 차량 제조(수입) 업체에 판매 대수만큼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온실가스 저배출 차량의 생산·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이행 실적 발표에서는 2012년 이 제도가 시행된 뒤 처음으로 과징금 부과 대상인 업체가 나타났다. 르노삼성·쌍용·FCA가 그 대상인데 3개사 앞으로 총 806억원가량의 과징금이 산정됐다. 르노삼성이 39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쌍용도 389억원이 산정됐다.

과징금 부과 대상 업체가 나오게 된 것은 온실가스 배출기준이 지속적으로 강화된 영향이 크다. 배출기준은 2012년 140g/㎞로 시작해 2019년에는 110g/㎞로 강화됐다. 실제 2018년까지는 대부분 제작 업체가 기준을 만족했으나 2019년에는 전체 19개 업체 중 12개 업체가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 기준을 달성한 업체는 현대·한국GM·한국토요타자동차·닛산·한불모터스(푸조)·재규어랜드로버·FMK 7곳이었다. 미달성한 12개 업체 중 기아·벤츠·비엠더블유·아우디폭스바겐·혼다·포드·볼보·캐딜락·포르쉐 등 9개 업체는 과거 초과 달성분을 이월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해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벗어났다.

이번에 과징금 부과 대상으로 지명된 3곳은 3년간 초과 달성분으로 미달성분을 상환하거나 다른 업체와 실적 거래를 통해 미달성분을 해소해야 한다.

다만 이 같은 초과 달성분은 향후 강화된 기준으로 달성이 쉽지 않다. 환경부는 2021년 97g/㎞, 2025년 89g/㎞, 2030년 70g/㎞로 단계적으로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부족 달성분에 3만원을 곱해 과징금을 산정하는 현재 제도와 달리 올해부터는 5만원을 곱하기 때문에 과징금 폭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쌍용이 올해만큼 온실가스를 감축 실적이 부족하다고 가정하면 648억원가량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다만 매출액 중 1%를 실제 과징금 상한액으로 두고 있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은 이보다 적게 과징금을 낼 수도 있다.

이번에 제시된 배출기준은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가 달성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과징금을 내지 않고 제시된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율을 현재보다 크게 높여야 한다.

업계에서는 "급작스럽게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테슬라만 배를 불리게 될 것"이라며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선 전기·수소차 역량을 갖춘 현대·기아차만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서동철 기자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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